"카드사간 경쟁유도..수수료 낮춰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수수료에 대한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신용카드 결제시 추가 비용을 부과해 카드사간 경쟁을 유도, 수수료를 낮춰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이병철 경기대 교수는 소비자시민모임이 개최한 '주유소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통한 석유가격 인하 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 "신용카드 결제에 대한 차별을 막기 위한 규정이 오히려 현금, 직불카드의 사용자에게 역차별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호주의 예를 들며 신용카드 사용자에 대해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는 신용카드 차별금지 규정(No-surcharge Rule)을 삭제하고 카드수수료가 2003년 1.4%에서 2006년 0.89%까지 하락했다"며 "우리나라도 신용카드 사용자 차별금지 규정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1항 및 3항에 담긴 이 규정은 재화나 서비스 등을 구입할 때 신용카드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기 위해 동일한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호주는 신용카드와 같은 고비용 지급수단에 대해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해 이용자가 현금, 직불카드, 신용카드 가운데 효율적 지급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주유소에서 현금과 신용카드로 각각 5만원을 결제했을 때 신용카드 사용자는 4만8250원을 결제하는 반면 현금사용자는 5만원을 결제한다고 설명했다. 결제금액의 차이는 ℓ당 카드 할인(1500원)과 신용기간 환산이자(250원) 때문이다.
특히 주유소는 기름값을 결정할 때 카드수수료 1.5%(750원)만큼 높게 책정하고 있어 현금사용자는 카드사용자보다 결과적으로 2500원을 더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주유소에서 현금 사용을 기준으로 판매가를 결정하면 카드수수료 만큼 가격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카드사의 신용판매실적 늘어나고 있지만 경직적인 구조로 수수료 인하 필요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카드사 신용판매 증가로 카드수수료로 연간 4조원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아무런 노력없이 실적 증가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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