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글로벌 조강생산량 4900만t 제시·보수적 평가
中·日 등 외형 확대와 다른 길 가기로
인도 제철소 등 신규 사업 "서두르지 않기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포스코가 중국과 일본에서 촉발된 글로벌 철강업계 2차 통합·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에 설비투자 위주의 수익경영 전략으로 대응키로 했다.
경기가 불황기로 접어들면서 급진적인 외형 확대가 자칫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최종태 포스코 사장은 지난 21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3·4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오는 2015년까지 글로벌 조강 생산량 4900만t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올초 제시한 ‘비전 2020’을 통해 2020년까지 글로벌 조강생산량을 6000만t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는데, 중간 목표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표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5년까지 해외에서만 상공정 700만t, 하공정 910만t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간 새로 건립될 고로와 전기로는 포항 파이넥스 3고로와 인도네시아 고로와, 동국제강·발레와 추진중인 브라질 고로 등이며, 나머지는 철강제품을 가공판매하는 서비스센터에 집중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포스코가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기 진행되고 있는 설비 확장은 예정대로 추진하겠지만 해외 철강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 고로 건설 등 신규 투자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빠르게 덩치를 키운다고 해서 이에 동반해 무리한 외형 확대를 하지 않고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수익 위주의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당장은 추진 불확실해 보이는 투자 사업이 진행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전망이다. 포스코는 이번 계획에 오리사주를 비롯한 인도의 3개 고로 프로젝트를 일단 제외했다. 인도 사업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상황이 긍정적으로 전환되면 포스코는 지체 없이 투자를 개시할 것이며, 인도에서 고로 건설이 시작되면 목표 조강생산 체제도 5000만t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철강협회에 따르면 2010년 조강생산량 기준 세계 철강업계 순위에서 포스코는 3540만t으로 아르셀로미탈(9820만t), 바오산강철(3700만t)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이후 3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안산강철과 번시강철, 판지화강철집단이 합병한 한번강철집단의 조강생상 규모가 4600만t에 달하는 등 중국정부가 주도하는 자국 철강업체간 통합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포스코를 뛰어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4위 신일본제철과 25위 스미토모금속이 내년 10월 합병에 ‘신일철-스미토모금속’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합병법인의 조강생산 규모는 4920만t에 달해 세계 2위권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되면 포스코는 세계 5위권을 버티기도 어렵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다. 지난 2000년대 초·중반에 벌어진 철강업체간 인수·통합을 통해 탄생한 ‘공룡’ 아르셀로미탈과 JFE 등에 이어 최근의 움직임이 생존을 위한 철강기업의 2차 외형 확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만큼 산업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가 M&A를 통해 맞대응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 관심이 집중됐으나, 2015년 계획까지는 일단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2015년 조강생산 목표는 투자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리기 위한 수치로 제시된 것일 뿐, 상황에 따라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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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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