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만 500억弗 이상 줄어..폴슨 "연말까지 20~25% 환매 있을수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대형 글로벌 펀드들이 금융시장 위축과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로 수난 시대를 맞고 있다.
미국 대형 뮤츄얼 펀드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의 모기업 프랭클린 리소시즈의 자산이 지난달 대폭 감소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지난달 말에는 상장 최대 헤지펀드인 영국 맨 그룹의 대규모 자산 감소가 보고된 바 있다. 또 다른 미 대형 헤지펀드 폴슨앤코의 존 폴슨 회장은 최악의 상황이 올수 있다고 경고하며 연말까지 펀드 자산 환매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랭클린 리소시즈는 11일 3분기 동안 자산이 10% 줄었으며 특히 9월에만 8%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체 자산은 8월 말 7164억달러에서 9월 말에 6599억달러로 줄었다. FT는 리먼브러더스 붕괴가 있었던 2008년 3분기를 제외하면 최근 10년 중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로 자산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부진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과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 때문에 프랭클린 리소시즈의 자산은 급감했다.
FT는 특히 주식 부문 자산 감소는 예상됐던 것이지만 채권 부문에서도 자산이 감소해 펀드매니저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통상 주식시장이 부진할 때 채권펀드로는 돈이 몰리는 편인데 오히려 채권에서도 환매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이 어느 자산에도 투자하지 않으면서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확인시켜준 것이다.
프랭클린 리소시즈의 채권 부문 자산의 8월 3146억달러에서 9월 2977억달러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프랭클린 리소시즈의 주가는 2.93% 하락으로 마감됐다. 장중 최대 5%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였다. 프랭클린 리소시즈는 오는 27일 회계연도 4분기(7~9월) 실적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 불안이 아직 이어지고 있어 펀드 수난시대는 당분간 이어질 수도 있다.
미국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존 폴슨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올해 말까지 자산의 20~25% 가량이 환매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폴슨은 2007년 주택시장 위기를 예상하고 주택시장 하락에 베팅해 수익을 올리면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그는 올해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기록, 체면을 구기고 있다.
폴슨의 대표 펀드인 어드밴티지 플러스 펀드는 올해 47%의 손실을 입었다. 특히 8월과 9월에만 각각 15%, 19.3%의 손실을 기록했다.
폴슨은 이날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대규모 환매에 시달리고 있는 폴슨앤코에 대한 투자자들의 동요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그는 자신이 펀드 운용을 계속 할 것이라는 점을 100% 약속한다며 자신의 어떤 펀드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슨은 자신의 헤지펀드에서 레버리지(차입) 비율을 기존 1.5배에서 1.15배로 줄이면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으며 미국 자산 비중도 1월에 비해 절반으로 축소했다.
폴슨은 현재 투자자들이 손실을 만회할 때까지 추가 투자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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