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일상에 스며든 한국상품들
삼성 ‘갤럭시S’ 아이폰 꺾고 1위 도약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NTT 도코모를 통해 일본에 내놓은 갤럭시S는 유통점 판매량으로 순위를 매기는 BCN 조사 결과, 그 해 12월~2월 3개월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일본 인기 잡지들을 볼 수 있는 매거진앱 ‘마가스토어(MagaStore)’와 ‘이북재팬(eBook Japan)’ 등이 기본 탑재됐고, 삼성앱스를 통해 ‘Mujic.jp’(음악), ‘라지코’(라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등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는 점 등이 회사가 꼽는 인기 요인이다.
일본 내 최신 스마트폰과 달리 ‘원세그’(일본판 지상파 DMB)나 ‘전자지갑’ 등을 지원하지 않으면서도 갤럭시S가 선전하는 데 대해 BCN은 “안드로이드 2.2 탑재 및 화면이 깨끗한 빠른 동작 등이 사용자에게 높은 평가를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 출시된 갤럭시S2도 6월 판매 1위에 올라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모델 역시 도코모의 플래그십 모델로 출시됐다.
‘스마트폰 한류’ 바람과 관련, 올해 초 산케이신문은 소녀시대, 카라 등 일본 내에 부는 K-POP 열풍과 삼성전자 갤럭시S의 인기를 ‘한국의 세계 전략’ 일환으로 비교 분석,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신문은 삼성전자 갤럭시S의 경우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 사업을 전개해 왔으며 세계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 현지 요구를 철저히 조사한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일본에 투입된 갤럭시S의 경우, 엄지손가락으로 기기 사용을 조작하는 휴대폰 문화를 철저히 연구, 터치 버튼의 배치 등 사양을 여러 번 변경한 결과물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팬택, 日 첫 밀리언셀러 외산 폰 기염
팬택(대표 박병엽)은 지난 2005년 11월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KDDI를 통해 한국 기업 최초로 일본 휴대폰 시장에 진출, 이미 두 번의 밀리언셀러 휴대폰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2007년 4월 ‘팬택-au A1406PT’를 100만대 공급, 외국 휴대폰 최초 밀리언셀러를 탄생시킨 데 이어, 지난해 1월 소비자 편의를 고려한 실용적인 기능에 초점을 맞춘 ‘팬택-au W62PT’(2008년 9월 출시)로 두 번째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A1406PT 경우, 일본에서 번호이동제가 시작된 2006년 10월 이후 장장 6개월간 KDDI 신규 가입 모델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자사 일본 내 첫 안드로이드폰이자 KDDI 첫 안드로이드 2.2(프로요)폰 ‘시리우스 알파’를 출시했으며, 지난 9월 방수 스마트폰 ‘미라크’를 내놓았다. 모두 10개 모델을 일본에 내놓은 팬택은 2009년 12월 기준, 일본시장에서 누적 판매대수 300만대를 돌파했으며 곧 400만대도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성공 비결로 디자인부터 개발, 판매, AS 등 전 과정을 KDDI와 협조해 일본시장 전용 단말기로서 사업자 및 일본 소비자의 까다로운 성향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용 편의성을 고려한 간단기능, 습하고 비가 많은 일본 환경에 딱 맞는 방수폰 등이 그 예. 현지법인들의 노력과 밀착된 영업 활동 역시 원인으로 꼽았다.
향후 팬택은 일본시장의 성공 노하우를 활용, 사업자와의 유대관계를 한층 더 해 스마트폰 증가 등 이 지역 비즈니스를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컴투스, ‘슬라이스잇’ 日 앱스토어 점령
컴투스(대표 박지영)가 지난 2007년 일본 도쿄에 일본 법인을 설립한 것은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에 맞는 마케팅과 시장 분석, 보다 빠른 정보의 획득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이 업체의 모바일 게임 앱 ‘슬라이스 잇’(Slice It!)은 주어진 도형에 정해진 수의 직선을 그어 같은 면적의 조각으로 잘라내는 간단한 구성의 퍼즐 게임이다. 2010년 8월 애플 앱 스토어에 출시된 지 10여일 만에 미국과 일본, 유럽 주요 국가들에서 전체 유료 앱 순위 1~2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인기 게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어 이 회사의 스마트폰용 RPG ‘이노티아3: 카니아의 아이들’과 ‘서드 블레이드’가 지난 7월, 일본 앱 스토어에 나란히 1, 2위에 올라 일본 내 인기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회사 측은 RPG에만 국한됐던 일본 시장에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스마트폰의 UI와 이미지에 가장 적합한 게임이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출시돼 이런 종류의 게임을 찾고 있던 일본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요구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성공 요인으로는 현지에 맞는 마케팅 전략, 게임의 높은 퀄리티, 우수한 인재 채용을 회사 측은 꼽았다. 아울러 일본 내 성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콘텐츠 공급 및 마켓 트렌드와 유저 소비 변화에 따른 발 빠른 대응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일본 진출 시 가장 유의할 점으로는 성공적인 로컬라이징을 주문했다. 일본 현지의 문화와 트렌드를 이해하고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게 게임을 내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日 대표 RPG 부각
넥슨(대표 서민)의 일본 진출은 지난 2002년 일본 법인 설립으로 본격화 됐다. 현재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유럽, 브라질,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에서 30여종이 넘는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대표 게임으로 전 세계 60개국에 진출, 1억명의 회원을 보유 중인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현지화 사례가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 벚꽃 맵 등 국가별 다양한 현지 맵 제작 및 업데이트가 대표 사례다.
회사 측은 경쟁보다는 협력을 좋아하는 일본 게임 유저 성향에 맞춰 ‘메이플스토리’ ‘테일즈위버’ ‘던전앤파이터(아라드전기)’ 등 RPG 장르의 게임이 핵심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은 아직까지도 온라인 게임시장이 전체 게임 시장의 10% 미만(약 6%)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지 않아 시장 진출 초기부터 TV 광고를 통해 온라인 게임이 무엇인지, 넥슨이 어떤 회사인지 홍보한 것도 주효했다.
2003년부터 광고를 전개해 온 결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은 물론 신규 게임 홍보에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 현재까지도 TV 광고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넥슨은 일본 온라인 게임업체 중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넥슨 일본 법인을 통해 스페인 소재의 플래시 기반 커뮤니티 게임인 ‘붐뱅’ 개발사를 인수하며 한층 더 넓은 언어권역의 SNG 진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올해 넥슨은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6개 부문을 휩쓴 ‘마비노기 영웅전’을 일본을 포함, 중국과 유럽에서 연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럽 과자 무너뜨린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오리온의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는 일본에서 고급과자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고수해오던 유럽산 과자의 아성을 무너뜨린 제품으로 꼽힌다. 일본은 워낙 엄격한 품질 기준과 소비자들이 입맛이 깐깐하기로 소문난 곳으로 식품업체들에겐 수출의 최종 관문으로 통하는 나라다.
이런 상황에서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는 일본 사람들에게 이제껏 먹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과자로 통했다. 합성첨가물, 쇼트닝, 마가린, 인공색소 등을 첨가하지 않고 퓨어 초콜릿을 사용해 마치 고급 호텔이나 전문 제과점에서 먹는 브라우니의 식감을 그대로 재현해 젊은 여성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다.
마켓오 리얼브라우니가 일본에 알려지게 된 데는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들의 입소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류스타 박용하가 생전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화이트데이 선물로 리얼브라우니를 선물하고 “내가 좋아하는 과자”라고 소개한 것이 기폭제가 돼 한류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나갔다.
또한 여행 시 선물을 꼭 하는 일본인들의 문화에도 여심을 자극하는 마켓오의 고급스럽고 귀여운 포장은 ‘한국산 기념품’으로서 제격이었다.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는 2010년 6월부터 일본에 수출되기 시작했다. 오리온은 그해 10월 일본의 대형마트인 이토요카도(ITOYOKADO)에 입점시켰고 한국 제과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코스트코 프리미엄 숍 전체 매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리얼브라우니는 오히려 일본 거래상에서 더 관심을 표명하며 제품을 확보하려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도쿄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유통채널로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일본 수출 실적은 336억원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은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면서도 대중적인 맛을 가진 다시다 순두부찌개 제품 라인으로 한국과 일본의 대용식 시장을 노려볼 만하다는 계산 아래 지난 8월부터 일본시장 전용 메뉴인 얼큰한 맛 순두부 판매를 시작했다.
‘다시다 순두부찌개’ 일본인 입맛에 딱
다시다 사업팀의 유제혁 상무는 “순두부는 우리에게도 대중적이지만 건강, 웰빙 식품이라는 인식과 함께 해외에서 특히 한류 인기가 높은 일본에서 대중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메뉴”라며 “일본시장 전용 제품은 적극적인 메인스트림 공략을 위해 포장 디자인부터 일본어를 적용했고 국내용과 차별화된 일본시장 전용 메뉴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상온 유통용으로 만들어진 유사 순두부가 아닌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실제 순두부가 사용됐다는 점에서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를 보인다. 급속동결 건조방식을 통해 순두부의 상온 유통이 가능하고, 뜨거운 물만 부으면 순두부 및 건더기가 생생하게 복원되는 기술을 구현해낸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상온 유통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기존 순두부 제품들에 비해 유통 안정성이 크게 개선돼 대중적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시다 순두부찌개’는 본격적인 ‘다시다 패밀리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알리는 첫 작품이다. CJ제일제당은 다시다의 사업 영역을 즉석국 전 제품 라인(미역국, 북어국, 사골우거지, 육개장, 순두부찌개)까지 확장 운영해 조미료 전문 브랜드의 이미지를 벗고 국물요리 전반을 아우르는 편의식품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본에서 액상조미료 부문의 경쟁력을 갖춘 일본 중견 식품기업 ‘에바라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비빔밥, 잡채, 김치 등 일본 현지인들에게 통할 만한 한식메뉴를 중심으로 한 전략상품들을 차례로 출시하고 있다.
일본 여성들이 한국에 방문하면 가장 먼저 들러보는 ‘핫 스팟’이 있다. 바로 화장품 전문기업인 바닐라코 매장이다. 모공과 잔주름에 효과적인 ‘프라임 프라이머’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바닐라코의 프라임 프라이머는 메이크업을 위한 최적의 피부 상태를 만들어 주는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다른 제품과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어 실속 있는 성향을 보이는 일본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바닐라코 메이크 업’ 젊은 여성들 열광
또한 3개월마다 20~30대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를 반영한 컬렉션 제품을 출시해 젊고 스타일리시한 브랜드에 갈증을 느끼고 있던 일본 여성들은 물론 백화점의 바이어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바닐라코의 프라임 프라이머가 일본에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일본 니혼TV에서 뷰티 스페셜리스트인 잇코가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이 제품을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추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메이크업 강국인 일본에서 바닐라코 프라임 프라이머에 대한 열풍이 일었다. 그 결과 지난 6월 이 제품은 일본에서 공신력 있는 랭킹 매장으로 알려진 ‘랭킹랭퀸’에서 넘버원 제품으로 선정돼 일본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으며 일본인들에게 신뢰도가 높은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국내에서도 브랜드를 공개하지 않고 제품력만 테스트 하는 뷰티 전문 케이블 프로그램 <겟 잇 뷰티>에서 제품 테스트를 한 결과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바닐라코는 현재 신주쿠, 시부야, 하라주쿠 등 일본 주요 도시에서 직영점뿐만 아니라 멀티숍에도 입점을 추진하며 영향력을 더욱 넓히는 추세다.
‘광동 옥수수수염차’ 건강음료로 각광
광동제약은 광동 옥수수수염차로 지난해 4분기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해 약 72만개를 판매했고 올해엔 1분기 약 115만2000개, 2분기 약 331만2000개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한해만 150억원 규모의 수출이 무난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광동 옥수수수염차의 은은하고 구수한 맛에 일본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한의서에 전해 내려오는 옥수수수염이 효능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 점, 일본 내 대형 제조 유통업체인 아이리스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유통망을 확대한 점, 현빈을 모델로 내세워 지상파 TV 광고에 홍보한 효과 등이 맞물려 나타난 상승 효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에서 광동 옥수수수염차가 인기를 끌게 된 건 일본인들이 맛의 기호에 제품이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단맛을 좋아하고 차 문화가 발달한 반면 차 종류가 녹차밖에 없어 색다른 차에 대한 요구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옥수수수염이 칼로리는 전혀 없는 다이어트 제품이라는 것도 일본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한국과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신뢰도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소비자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외국 기업들이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초기 신뢰도 확보가 중요한데 광동제약은 한국에서 차 음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성공적인 이미지로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안심시켰다.
사회적으론 한류 바람이 불면서 현빈을 모델로 도쿄방송(TBS)과 아사히 TV 등에서 광고 효과가 높았다. 광동제약은 특히 유통력에 신경을 썼는데 지난 3월 아리리스사 본사가 위치한 센다이 지역에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9000만원 상당의 음료를 무상 제공하면서 맺어진 양사의 신뢰관계가 옥수수수염차의 현지 안착과 성장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지역산업도 가능성 있다 ‘옴니허브 티클래스’
옴니허브의 한방차는 유명한 한류 블로거인 ‘쿠시나기 미요코’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차로 소개하면서 일본 현지에서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 여성들이 단체로 옴니허브 본사를 방문해 한방 체험을 하면서 제품의 우수성이 더욱 알려지게 됐다. 이를 계기로 주력 제품인 옴니허브 티클래스의 판매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옴니허브 티클래스는 현재(2011년 9월 19일 기준) 야후재팬의 허브티 카테고리 판매 순위에서 상위랭킹(1~4위)를 차지하는 등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백화점 체인인 ‘이세탄’에서는 미용·제약 제품 카테고리에서 옴니허브의 ‘귤피감차’란 품목이 톱 5위 중 1위에 올라 한류 차 열풍을 일으켰다.
옴니허브는 원래 대구의 스타기업으로 대구테크노파크 한방산업지원센터에 입주해 연구개발산업, 인력 양성, 제품 개발, 마케팅 등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옴니허브의 일본 공략 비결은 첫째 나일론 티백 제조 방법에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차시장은 종이 티백을 사용하는 반면 일본은 나일론 티백을 사용한다. 옴니허브는 이점에 착안해 나일론 티백 기계를 구입, 자체 제작을 통해 나일론 티백 차를 생산하고 있다.
둘째 비결은 현지 시음행사와 관광객 체험행사를 통해 입소문을 유도하는 마케팅 방법에 있다. 옴니허브는 올해 초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대구테크노파크가 후원해 일본에서 개최된 지역전략산업 해외 로드쇼를 통해 현지 바이어와 100만달러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셋째, 맛의 다양화를 추구한다. 천연 한방약재의 기능성을 가미해 다양한 종류의 차를 개발해 녹차밖에 없는 일본 차문화에 변화를 준다는 전략이다.
동양인의 생활문화 특성 살린 ‘마미로봇뽀로’ 청소로봇
마미로봇뽀로는 경민메카트로닉스의 사명을 변경한 마미로봇이 2011년형 신제품으로 출시한 로봇청소기다. 이 제품은 지난 6월부터 일본 온라인 최대 마켓으로 불리는 ‘라쿠텐라쿠텐(www.rakuten.co.jp)’에서 판매되면서 일본 소형가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신제품 마미로봇뽀로는 세계 각국의 환경과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 진공흡입 커버와 브러시 커버가 교체 가능한 제품으로, 방과 거실 청소 시 진공청소와 물걸레청소가 동시에 가능하다. 카펫이 있는 가정에서는 청소 효율을 높이기 위해 먼지흡입 부분에 브러시 커버를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미로봇의 로봇청소기는 카펫 문화에만 적합하도록 설계된 일반 청소기와는 달리 장판과 원목마루 등 동양인의 생활문화에 맞춰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다다미로 이뤄진 일본의 주거공간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마미로봇은 그동안 일본, 독일, 미국, 중국 등 해외로 2009년형 모델인 마미로봇보이스를 판매하며 입지를 구축해왔다. 일본에서는 현지 최대 홈쇼핑 QVC방송에서 마미로봇보이스로 600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해 일본 소비자와 가전업계 전반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마마미로봇 관계자는 “일본 사람들이 특성상 원칙적이고 정직하며 정중한 자세로 임하는 것이 일본을 공략하기에 가장 중요한 비결”이라며 “빠른 배송, 정확한 시장분석 등도 일본 시장에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쭦
한스킨 ‘토탈비비크림’ 일본 홈쇼핑서 빅 히트
일본 홈쇼핑에서 성공신화를 쓴 대표기업으로는 화장품 브랜드 한스킨이 있다. 한스킨은 일본 수출용 제품 ‘토탈비비크림’을 가지고 2008년부터 일본 시장을 공략했다. 비비크림은 기초화장품과 미백, 주름 방지, 영양 공급 등 다양한 기능을 한 가지 제품으로 해결(올인원)할 수 있는 만능 크림. 토탈비비크림은 출시되자마자 일본 2위 홈쇼핑사인 QVC 재팬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닛케이 트렌디 잡지 ‘히트상품’ 코너에 실리며 비비크림이라는 카테고리를 창출, 한국 화장품의 위상을 널리 알리게 된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현재까지 판매 누적 수 150만개를 돌파했다. 토탈비비크림이 까다로운 일본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여성의 피부에 맞게 한국 제품을 개선한 ‘올인원’ 제품이라는 점과 기존 파운데이션 등의 제품보다 피부에 순하고 간편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진로·롯데 이어 CJ제일제당 가세 일본서 ‘막걸리 삼국지’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를 더해가는 막걸리가 일본 시장에서 막강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막걸리는 현재 2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그 중 일본에 대한 수출 비중이 약 93%에 달한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에 대한 막걸리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금액 기준으로 290.6%, 물량 기준으로도 209.7% 대폭 늘어났다. 막걸리 특유의 부드러운 맛과 감칠맛으로 인해 일본 젊은 여성들이 막걸리를 찾기 시작,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막걸리 열풍이 거세짐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일본 시장 공략에 불이 붙으면서 ‘삼국지’가 펼쳐질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월 ‘진로막걸리’를 출시하며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진로막걸리는 일본 계열사 진로재팬을 통해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시장조사를 진행해 선보인 제품이다. 일본인 입맛에 맞게 쌀의 풍부하고 깊은 맛과 함께 톡 쏘는 신맛의 밸런스를 적절히 맞춰 깔끔한 맛을 강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70만상자(1상자 8.4ℓ 기준)를 수출한 데 이어 올 1~8월 104만상자를 팔았다.
도쿄 롯폰기 모리타워에서 막걸리 시음회 및 TV 광고 발표회 개최, 지상파 방송인 TBS에서 방영한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 전후 타임에 진로 막걸리 CF 방영 등 일본 전역을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했다. 또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일본관문인 하네다공항 및 오사카 번화가 도톤보리에 대형 옥외광고판을 설치해 일본 내 막걸리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최대 막걸리 제조사인 서울탁주협회는 롯데주류와 공동 개발한 ‘산토리 서울막걸리’를 지난해 11월부터 일본 최대 유통회사인 산토리와 납품 계약을 맺고 수출하고 있다. 올 상반기 벌써 100만상자(1상자 8.4ℓ 기준)를 팔아치우며 지난 3월 기준 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지에 맞는 막걸리 맛을 개발하고 젊은 여성층에게 인기 있는 영화배우 장근석을 모델로 발탁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 지난 6월 경제신문 닛케이의 ‘2011 상반기 히트상품’에 선정된 바 있으며 일본 주류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예상 매출이 약 1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CJ제일제당도 지난 7월 삿뽀로맥주와 B2B(기업간 거래) 막걸리 판매위탁 계약을 맺고 ‘CJ본가 막걸리’를 출시,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일본의 주점 및 음식점을 공략한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의 노상규 상무는 “일본 전국 유통망을 확보함으로써 우리 막걸리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CJ본가 막걸리에는 100% 토종 쌀을 사용하므로 우리 쌀 가공식품의 해외시장 진출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내 막걸리 시장은 올해 3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400억원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마니아층이나 B2B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 소비 형태가 일반 소비자 계층까지 확대될 경우 성장의 폭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미니인터뷰
나오미 요시로 KOTRA 도쿄IT지원센터 마케팅 매니저
"제품력이 주연, 문화한류는 조연”
일본 내 한국 제품의 성공사례가 늘고 있다.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IT쪽 일본 엔드유저가 볼 때 가장 히트한 제품은 갤럭시S(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일본엔 스마트폰을 제대로 만드는 업체가 없다. 성능이 떨어진다. 속도도 갤럭시S보다 못하다. 글로벌 마케팅 없이 국내서만 파는 물건이라 힘이 없다.
주로 한국 어떤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나.
IT쪽에서는 갤럭시S다. 삼성과 LG전자 휴대폰에 비해 팬택은 유명세가 덜한 편이다. LG전자의 경우, 작년부터 TV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지만 아직 큰 반응은 없다. 일본 메이커보다 인기가 덜하고, 가격 경쟁력도 없는 편이다. IT제품이 아닌 걸로는 BB크림, 신라면, 브라우니, 막걸리, 소주 등이 인기가 높다.
일본 내 한국 제품 인기가 한류 때문인가, 제품 경쟁력 때문인가.
제품 경쟁력이 우선이다. 여기에 한류가 더해진 결과다. LG전자 휴대폰의 경우, 일본에서 카라를 CF 모델로 써 인기가 높다. 한국 드라마를 대체하는 일본 드라마가 없어 한류 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
한국제품의 인기를 계속 가져가기 위해서는.
한국업체들이 계속 글로벌 마케팅 관점의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 국내용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마인드를 계속 가져가야 앞으로도 성공 가능성을 지닐 것이다.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기업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얼굴은 비슷하지만 일본은 사고방식과 생활습관 차이가 많다. 일본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마라톤으로 여기지만, 한국은 단기간 성과에 급급하다. 원하는 품질 면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 한국 출시제품이라도 이곳에선 불량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한국 인증 SW라도 여기선 안 쓰는 경우도 있다. A/S 관점도 차이가 많다. 여기서는 그래서 ‘서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우주인이라고 생각하자’는 말도 한다. 이 때문에 일본 거주 한국기업들의 고생이 많다.
한국업체들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준비를 많이 하고 일본에 진출하라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번 실패하면 다시 진출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늦더라도 생각 많이 해서 올 것을 권유하고 싶다.
캡션
한국 제품의 일본 내 성공진출 사례가 최근 한류열풍과 맞물려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일본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왼쪽)과 팬택 ‘au W62PT’
이코노믹 리뷰 박영주 기자 yjpak1@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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