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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오르면 혈압 오른다..재고만 팔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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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1200원대..남대문 수입상가 찾아가보니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환율 오르면 혈압 오른다..재고만 팔고 있어요" ▲지난 4일 남대문시장 수입상가시장 수입식품 코너. 장중 원달러 환율이 15개월만에 1200원대를 돌파한 이날 수입상가시장은 구경하는 손님마저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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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환율이 오르니 미칠 노릇이야. 엔화가 그새 또 올랐는데 내일 또 오르려는지….”


환율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가뜩이나 고물가에 시름하고 있는 서민들은 수입물가 상승에 허리가 휘청거린다. 환율이 15개월 만에 1200원대를 돌파한 4일, 남대문시장 수입상가시장에서 만난 60대 한 상인은 “고삐 풀린 환율 때문에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수입산 화장품을 판매하는 그는 일본산 파우더팩트 제품을 가리키며 “1만3000원에 팔고 있는데 이거 팔아서 500원 남는다. 내일 들어올 물건도 또 오를 텐데 판매가를 올리자니 손님이 떨어져 난감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남대문 수입상가 시장은 돈이 오가는 모습이나 큰 소리로 흥정을 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 구경만 하고 돌아설 뿐이다.


수입산 초콜릿·캐러멜 등을 판매하는 한 점포에 들어가 초콜릿 한 봉지를 집어들자 매장 구석에서 TV를 시청하던 주인이 쏜살같이 달려왔다. 5000원짜리 초콜릿 한 봉지를 사니 사탕 예닐곱 개가 들어 있는 묶음 샘플을 건넸다.

점포 주인인 김옥자(53)씨는 “1만원 이상 사야 주는데 오늘 오후 내내 손님을 받지 못해서 특별히 서비스로 주는 것”이라며 “환율이 계속 올라 손님들이 으레 수입제품 가격도 많이 올랐을 거라 생각하고 거들떠도 안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량을 대주는 공급처에서 환율 때문에 수입할 엄두가 안 난다고 한다”며 “한동안 재고 터는 것에만 신경 쓸 뿐 추가적으로 물량을 더 들이지는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0월 가을을 맞아 한창 예비부부들로 북적여야 할 종로 귀금속 시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종로 귀금속 상가에서 예물반지 등을 판매하는 황승태(50)씨는 “금 한 돈이 지난해 18만원에서 24만원으로 25%가량 올라 손님이 뚝 떨어졌다”며 “하루에 10명이 찾아왔다면 지금은 2~3명 오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제 금값 시세는 떨어졌지만 그만큼 환율이 올랐기 때문에 국내 금값은 계속 고공행진”이라며 “최근 결혼 예물을 사러 오는 예비부부들은 팔찌·목걸이 세트보다 반지만 사 가는 경우가 많아 트렌드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면세점에서도 내국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환율이 1200원대까지 오르면서 백화점에서 사는 것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내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면세점은 환율이 오른 이후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지난달 말 기준 인터넷면세점 매출이 소폭 줄었다”며 “외국인 비중이 높은 오프라인 매장은 중국인·일본인 관광객 호조로 매출이 늘었지만 인터넷면세점은 내국인 비중이 높기 때문에 타사 인터넷면세점들도 전체적으로 소폭 감소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5일 오전 10시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3원 내린 1193.7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엔화는 2.43원 내린 1556.32원을 기록하고 있다. 어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08원까지 치솟아 지난 7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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