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베이비> 목 KBS Joy 밤 12시 10분
아이돌이 부모가 되어 아이를 돌보는 <헬로 베이비>가 시즌 4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아이돌과 아이를 한 화면에 담을 때 느껴지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기운이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도 더 전의 MBC <육아일기>로부터 지금까지 육아의 과정에서 보여줄 수 있는 예쁘고 애틋한 장면은 이미 거의 다 보았다. 가족사진을 찍고, 무대에 오르는 아이돌의 모습을 아기가 지켜보는 정도의 그림을 반복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래서 두 살 아기 규민이에게 아이돌이 되고 싶어 하는 ‘모태돌’이라는 캐릭터를 주고, 한 그룹이 한 아이 혹은 형제들을 돌보았던 형식에서 이특과 시스타가 함께 부모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은 흥미롭다. 이특에게 고정된 아빠의 역할이 생기고 엄마의 역할을 시스타 멤버들이 돌아가며 맡게 되면서, <헬로 베이비>는 MBC의 <우리 결혼했어요>와 비슷한 재미를 주게 된 것이다.
이런 가상 가족 리얼 버라이어티에 집들이는 당연히 거쳐 가야 할 이벤트다. 가상 부부들이 서로의 지인에게 상대를 소개하고 인정을 받는 절차로 집들이를 택했듯이, <헬로 베이비>는 집들이를 통해 이특과 시스타, 그리고 규민이가 만든 가상 가족에 지인들을 등장시킨다. 이특의 친누나 인영이 집들이의 첫 손님으로 등장해 시스타 멤버들에게 시누이 노릇을 하는 것이나, 집들이 손님을 나누어 내 편 네 편을 삼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는 것은 확실히 <우리 결혼했어요>에 지인들이 등장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 때 느낄 수 있는 재미와 흡사한 것이다. 집들이 준비 시간을 의미 없는 단순한 게임으로 소비하거나 특별한 캐릭터나 상황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캡처하는 재미 밖에 없던 육아 버라이어티에 처음으로 긴장감이 느껴지는 관계가 형성되었다. 적어도 무의미한 반복은 아니라는 점만으로 의미 있는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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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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