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인 IT 대형주에 러브콜, IT업종 4.65% 급등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코스피가 모처럼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이며 2% 이상 상승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29일 오전(현지시각, 한국시간으로는 29일 저녁)으로 예정된 독일 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표결을 앞두고 유럽 문제에 대한 신중론이 재 차 부상하며 4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유럽재정안정기금에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해야하는 독일이 유로존 내 부실국가들의 짐까지 떠안아야 하냐는 비난 여론에 직 면하면서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을 비롯한 17개 유로존 국가들이 모두 유럽재정안정기금의 4400억유로 증액을 승인하면 이 자금은 유럽 문제 국가의 국채를 매입하거나 유럽 금융기관 증자 등에 쓰일 수 있다. 때문에 유럽 안정화의 키를 쥐고 있는 경제 강국 독일이 유럽재정안정기금 확대를 승인하면 '안도랠리'가 펼쳐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해왔고 이날 국내 증시 상승에도 이같은 기대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 전문가들은 독일이 유로존 위기의 전염을 이대로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의회 통과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29일 코스피는 전날 보다 46.20포인트(2.68%) 오른 1769.29로 거래를 마쳤다. 갭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장 초반 등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였지만 오전 10시 이후 점 차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수의 높은 변동성은 여전해 이날 장중 코스피의 변동폭은 63포인트에 달했다. 거래량은 3억6943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6조5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지수 상승을 견인한 투자주체는 기관과 외국인이었다. 기관은 총 2070억원 상당을 순매수했는데 투신(1470억원), 연기금(1980억원), 보험(420억원)의 매수세가 특히 돋보였다. 연기금은 지난 5일 이후 17일 연속 '사자'에 나서며 국내 증시의 뒤를 받치고 있다. 외국인은 1220억원 상당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타 주체(국가 및 지 자체)는 각각 2990억원, 260억원 매도 우위.
선물 시장에서는 기관과 개인이 각각 2108계약, 375계약을 순매수했고 국가와 기타 법인 역시 496계약, 743계약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3722계약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로 베이시스가 약세를 보이면서 프로그램 차익거래로 1850억원 상당의 매물이 쏟아졌다. 비차익거래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116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도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이 집중된 전기전자 업종(4.65%)이 급등하며 지수 반등을 주도했다. 최근 부진으로 가격 매력이 높아진 증권 업종은 4.87% 올랐고 화학(3.20%), 기계(3.65%), 건설(3.49%) 업종의 상승폭 역시 컸다. 운송장비, 운수창고, 금융 업종도 2% 넘게 올랐다. 반면 섬유의복, 비금속 광물 업종은 각각 1.35%, 0.70% 하락했다. 기관 투자자는 이날 전기전자 업종에서 무려 2260억원 상당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기관이 코스피 시장 전체에서 사들인 규모 (2080억원) 보다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강세를 보였다. 시총 상위 주식으로 매기가 몰리면서 이날 대형주 상승률은 2.96%에 달했다.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07%, 1.34% 오르는데 그 쳤다. 삼성전자가 전날 보다 3만원(3.72%) 오른 83만7000원에 마감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2.93%), 현대모비스(1.04%), 포스코(2.45%), 기아차(1.55%) 등이 일제히 올랐다. 현대중공업(6.30%)과 LG화학(3.83%), KB금융(3.72%)의 상승폭은 더욱 컸다. 이날 시총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삼성생명(-0.33%), SK텔레콤(-0.65%)만이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7개를 포함 611종목이 오르고 229종목이 내렸다. 하한가는 없었고 57종목은 보합권에서 마감됐다.
코스닥 역시 전약후강 흐름을 보이며 전날 보다 9.06포인트(2.09%) 오른 443.2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장중 최고가가 종가가 됐다. 기관이 170억원 상당을 사들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사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며 전날 보다 2.3원(0.20%) 뛴 1173.5원에 마감됐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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