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경절은 韓 면세점의 명절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오주연 기자] “오늘 하루 동안 시계가 260개 추가로 들어왔어요. 이게 지금 확보할 수 있는 최대 물량이거든요. 10월분까지 미리 당겨 받은 것이라 다음 입고까지 이 물량으로 버텨내야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7일)를 나흘 앞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롤렉스 매장에는 '폭풍전야'와 같은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각 브랜드들은 사상 최대 물량을 확보해 놓고도 까다로워진 중국인의 구미에 맞는 제품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고자 본사에 SOS를 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롤렉스 매장 관계자는 “최대로 물건을 확보했지만 국경절 연휴가 끝나는 10월7~9일 정도가 되면 손님들이 원하는 제품이 거의 품절될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 “특히 중국 고객들은 마음에 드는 한 모델을 여러 개 사가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경우 물량이 충분치 못할 수 있어 다른 제품으로 유도를 잘 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까르띠에 역시 이달 대거 한국을 방문한 바오젠그룹 인센티브 관광단 덕분에 품절된 러브라인 주얼리, 발롱블루 시계 등을 채워넣느라 진땀을 뺐다.
까르띠에 매장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러브라인 주얼리 제품과 발롱블루 시계는 품절돼 이번 주 내로 추가입고 조치를 해놓았다”면서 “국경절을 맞아 본사에 특별히 요청해 평소보다 2~3배가량 많은 물량이 들어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중국 분들도 일본 관광객처럼 꼼꼼하게 제품 사진까지 찍어 와서 '이거 달라'고 하니까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하기가 예전만큼 녹록지 않다고 토로했다.
중국인이 특히 좋아하는 정관장 홍삼, 설화수 화장품 등 국내 브랜드의 경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국경절 특수를 제대로 누릴 태세다.
정관장은 평소보다 물량을 2배가량 늘려 확보하고 중국인이 몰려오는 다음 달 1~10일 한시적으로 패키지 행사 및 경품 이벤트를 마련했다.
정관장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주로 홍삼절편·홍삼차·홍삼꿀 등을 찾는다. 몇 달치 물량을 미리 확보해 놓아서 물건이 부족할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한방 화장품 브랜드들도 물량 확보는 물론 샘플 하나하나에 일일이 중국어 설명 스티커를 붙여가며 손님맞이에 정성을 다했다.
설화수 매장 관계자는 “중국인에게 워낙 인기가 있기 때문에 물량은 충분히 갖춰놓았다”면서 “다만 단체관광객이 몰려 한 분이 5개 세트 이상 구매할 경우 본사에 지원을 요청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명품 브랜드들은 국경절 연휴를 특별히 대비하지 않고 있어 '제품 부족' '쇼핑 지연' 등 관광객의 불편이 예상된다. 또 매장마다 직원들이 기본적으로 중국어를 조금씩은 하지만 전문적인 통역이 가능한 직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루이뷔통 매장 직원은 “국경절 연휴를 대비해 특별히 물량을 더 들여오지는 않았다”면서 “중국 분들이 주로 찾는 벨트는 재고가 충분하고 중국 부유층이 주로 찾는 쇼 상품이나 한정판 제품을 구비해 놓았다”고 말했다.
페레가모 관계자는 “중국어 통역이 가능한 매장 직원은 1명뿐이라 이 기간 필요시 롯데면세점 통역 직원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면서 “단, 항상 상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즉각 이들을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통역 가능한 직원을 추가로 배치했고 중문 브로슈어, 가이드맵도 대량으로 찍었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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