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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전차 K2 운명, 이현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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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전차 ‘K2’ 죽느냐 사느냐
정부 10월말 파워팩 개발시험평가


국산전차 K2 운명, 이현순에 달렸다 이현순 서울대학교 기계항공학부 객원교수(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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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이제 1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7월부터 두산인프라코어 기술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는 이현순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다음 달이면 그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이 전 부회장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따라 차세대 국산 전차 'K2'(흑표) 전차의 운명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자동차 엔진 국산화의 길을 튼 그의 어깨에 전차용 엔진의 국산화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절벽 끝자락에 몰린 두산인프라코어나 정부 모두 엔진에 있어서는 최고 권위자인 이 부회장이 반드시 뭔가를 이뤄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기계항공학부 객원교수의 자격으로 자문역을 맡은 그는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K2전차용 엔진 성능 방안에 대한 문의를 받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 소재한 엔진공장을 직접 방문하지는 않지만 회사 고위 임원 및 개발 책임자와도 자주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K2를 조립 생산하는 업체가 이 전 부회장이 지난 3월까지 한솥밥을 먹고 지냈던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이라는 것이다. K2를 하루라도 빨리 양산하고 싶어하는 현대로템은 위험성이 높은 국산 대신 추진체계의 해외 수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전차는 엔진과 변속기를 결합한 '파워팩'이라는 시스템을 탑재하는데, 1000마력이 넘는 대출력 엔진을 전차의 비좁은 공간에 들어가도록 크기를 최소화하고 수십t에 달하는 전차가 승용차처럼 빠르고 신속하게 주행토록 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특히 K2전차에 적용되는 1500마력급 엔진과 변속기를 결합한 파워팩은 전 세계적으로 독일 기업만이 생산 가능한 최고 기술인데, 기술 이전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술 자립을 위해 정부와 군, 방산업계가 국산화에 도전해 두산인프라코어가 1500마력급 엔진을, S&T중공업이 변속기를 만들어냈지만 테스트 과정에서 갖가지 결함이 연이어 발생하며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군 당국이 K2 전차 파워팩에 대한 개발시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88개 항목 가운데 18개 항목에서 기준이 미달됐다.


엔진과 변속기를 각각 단품으로 놓고 봤을 때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파워팩으로 결합해 테스트를 했을 때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결합해 가동되는 경우에 맞춰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된 제품만 수입산으로 교체할 수는 없다. 즉, 파워팩으로 결합됐을 때 가동을 제대로 못하면 두 제품 모두 쓸 수 없게 돼 국산화는 물거품 된다.


포기의 기로에서 군 당국은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내년부터 K2를 전력화하려던 계획을 1년 늦춰 결함을 보완한 뒤 국산 부품을 사용할지를 결정키로 했는데, 이를 결정하는 개발시험평가가 다음달 말경 실시된다. 이번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 K2전차 파워팩 국산화는 사실상 중단된다. 파워팩 국산화에 투자한 금액 1175억(정부 725억, 업계 450억)을 모두 날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터키 등을 비롯한 해외 수출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 하다.


현재까지 진행 상황에 관련한 군과 방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아직 두산인프라코어와 S&T중공업은 군 당국이 원하는 수준까지 파워팩의 성능을 끌어올리지 못해 불합격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한다.


남은 1개월여의 시간 동안 두산인프라코어는 어떻게든 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해야 하며, 이 때문에 이 전 부회장은 일반적인 기술 자문역 수준을 넘어 파워팩 개발 전반에 걸쳐 상당히 중요한 상황에까지 관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 분위기로 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다음 달 성능 평가에서 합격은 못될지라도 불합격은 아니라는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최우선이다"라며 "이 전 부회장이 최대한 국산화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면서 최종 개발을 위해 필요한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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