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2010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국내 대기업들이 사내유보금 대부분을 투자에 쓰지 않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20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조세를 통해 기업의 사내유보자금이 투자로 연결되어 경제의 선순환 구조 회복에 기여 할 수 있는 유도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투자준비금제도의 도입을 강조했다.
이는 법인세의 준비금제도를 활용해 '기업설비투자등준비금'을 신설해 법인의 일정소득금액을 준비금으로 적립하는 경우 손금(비용)으로 인정하고 공생발전과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소하는 등 엄격한 요건에 맞춰 투자시 준비금으로 충당하자는 것.
대기업의 돈맥경화 현상을 풀어서 서민들의 주머니까지 든든해지는 경제의 선순환구조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이 의원은 "기업에게는 투자적기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인을 주고, 투자가 중소기업과 가계의 소득으로 이어지는 등 낙수효과를 보장하도록 하려는 방안"이라며 "일정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준비금을 수익에 되돌리고, 감면받은 법인세의 환수는 물론 페널티를 부과하도록 하여 제도의 악용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대기업의 사내유보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협의회에 따르면 자산총액 기준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중 전년과 비교 가능한 72개사를 분석한 결과, 2010년말 현재 72개사의 유보율은 평균 1219.45%였다.
이는 2009년말 유보율인 1122.91% 보다 96.54%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10대 그룹 유보율은 외환위기 이후 꾸준하게 올라 2004년말 600%를 돌파했다. 2007년 들어서는 700%대, 2008년 말에는 900%대에 올라섰으며 2009년에는 1000%를 넘어섰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경제의 역동성 상실, 가계부채 급증, 투자부진 등 문제의 근본원인은 기업 부문에서부터 가계로 자금이 원활하게 흘러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사내유보금 적립을 문제삼을 수 없지만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감안할 때 막대한 현금자산을 마냥 보유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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