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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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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약체정부+빚더미 3위일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3대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단계 강등하고 전망을 ‘부정적’으로 발표한 것은 크게 세가지 이유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경제 성장이 저조하고 정부가 취약하며, 국가부채가 많다는 게 그것이다.


◆빈혈 걸린 이탈리아 경제=이탈리아 경제는 지난 10년간 거의 성장을 하지 못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거의 성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는 점이다.

20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경제 성장률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평균 0.2%에 불과했다. 이는 유로존 평균 1.1%보다 크게 낮다.


올들어서는 1분기 0.1%, 2분기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2011~2014년 평균 성장률 전망을 당초 1.3%에서 0.7%로 낮췄다.


이 때문에 정부가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S&P는 내다봤다.


영국 런던의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벤 메이는 지난 9일 투자자 노트에서 “긴축조치가 한창 시행되면 이탈리아 경제는 2012년과 2013년 위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취약한 정부의 달성 불가능한 재정적자 감축방안=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정부의 중도 우파 정부는 ‘취약하다’고 S&P는 평가했다.


베를루스코니 연정은 내분과 정치불화를 겪고 있는데다 베를루스코니 본인도 매춘 추문으로 이탈리아 정부는 물론, 개인의 신뢰도를 실추시켰다. 4건의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국정에 몰입할 여력이 없다.


S&P가 “우리는 이탈리아의 취약한 연정과 의회내 정책이견 탓에 이탈리아 정부가 국내외 거시 변화에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제약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놓는 정책도 별로 신뢰를 얻지 못한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유일한 구세주인 유럽중앙은행(ECB)이 계속 이탈리아 국채를 사도록 설득하기 위해 이달 중 540억 유로(미화 730억 달러) 규모의 긴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7월 중순부터 총 1000억 유로를 줄이겠다며 추진해온 재정적자 감축안의 골자는 부가가치세율을 21%로 1% 포인트 높이고,연소득 20만 유로 이상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징수 등을 통해 2013년까지 재정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적자 감축안은 이손 저손을 거치면서 수정돼 누더기가 된 탓에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탈리아는 이미 세부담이 높은 데다 경제성장 전망치도 낮은데 이탈리아 정부는 세수증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탈리아가 안고 있는 근본문제 즉 성장정체를 풀지 못한다. S&P는 발표문에서 “이탈리아의 감속된 경제활동 속도는 수정된 재정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신용등급 강등은 이탈리아 정치권을 요동치게 할 것으로 보인다.


◆1조9100억 유로의 빚더미가 내리 눌러=S&P는 이탈리아의 국가 부채문제를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숫자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탈리아의 순 정부 부채가 국가신용등급이 A등급인 국가중 가장 많은데 연말까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을 것으로 이탈리아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19%에 도달했고 올해는 120%를 넘는다. 유로존내에서는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비율이다.


재정적자 비율도 2010년 GDP의 4.6%로 프랑스와 독일보다 낮고, 가계와 기업 수지가 ‘상대적으로 건강하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이탈리아 정부 부채는 총 1조9118억700만 유로(한화 약 2992조 원)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0년 말 기준 이탈리아 정부 부채의 약 47%를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탈리아 국내 은행은 이탈리아 국채를 5월 말 현재 1920억 유로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또 고객을 대리해 5890억 유로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이탈리아은행들의 국채 보유량은 총자산의 6.33%로 추정했다. 이는 스페인 은행들의 5%보다 높은 수치다. 그리스의 경우 은행들이 총 자산의 10%를 그리스 국채로 보유중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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