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전격 강등했다. 또 독일의 엔지니어링 대기업인 지멘스가 프랑스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해 유럽중앙은행으로 옮기는 등 유럽계 은행에서 뱅크런(연쇄자금인출)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S&P는 이날 발표문에서 이탈리아의 장기국채신용등급을 현행 'A+'에서 'A'로, 단기국채신용등급을 'A-1+'에서 'A-1'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Negative)'으로 부여해 추가 강등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무디스도 다음달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다.
S&P는 이탈리아의 정부부채가 신용등급 'A' 국가들 중에서 가장 많고, 연말까지 당초 예상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경제가 취약한 가운데 정치권과 정부가 국내ㆍ외 거시경제 과제에 결단력있게 대처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지멘스가 프랑스 은행에서 예금 5억 유로 이상을 인출해 ECB로 옮김으로써 금융시장 신뢰도가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신용위험도가 점차 높아져 연쇄적인 신용등급 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는 지난 주말 프랑스의 소시에떼제네랄과 크레디트아그리꼴의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이탈리아는 유로존 내 3위 경제규모 국가로 재정적자 위기가 전이될 경우 그 여파는 그리스ㆍ포르투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영국ㆍ프랑스ㆍ독일 등 유럽 은행권이 이탈리아 국채를 상당 규모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의 3월 집계 자료에 따르면 특히 프랑스 금융권의 이탈리아 국채 익스포저(국채보유에 따른 위험노출액) 규모는 4102억 유로로 가장 많고 독일이 1649억유로로 뒤를 잇고 있다.
S&P의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발표 이후 유로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호주 시드니 현지시간 오전 8시24분 현재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은 유로당 1.3626달러로 전일 뉴욕외환시장의 유로당 1.3686달러보다 더 떨어졌다. 미국 뉴욕증시 S&P500지수 12월만기 선물은 뉴욕 현지시간 오후 6시47분 현재 1189.70으로 0.7% 떨어졌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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