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관계가 아니지만 아이를 출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결혼 후 아이를 갖는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 배우 정우성과 모델 문가비처럼 혼인 외 관계에서 아이를 낳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전체 출생아 중 100명 중 4~5명가량이 혼외자였다.
통계청이 지난 8월 공개한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외 출생아는 1만900명으로,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출생아 중 차지하는 비율은 4.7%에 달한다.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100명 중 4~5명은 부모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뜻이다.
혼인 외 출생아는 10년 전인 2013년 9300명을 기록한 이후 2020년 6900명까지 줄었다. 이 기간 전체 출생아 수도 43만명대에서 27만명대로 감소해, 전체 출생아 중 비율로 따지면 2%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전체 출생아 수는 급감한 데 반해 혼인 외 출생아 수는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출생아 수는 2020년 27만2200명, 2021년 26만500명, 2022년 24만9000명, 2023년 23만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반면 혼인 외 출생아 수는 같은 기간 6900명에서 7700명, 9800명, 1만900명으로 늘어, 전체 출생아 중 차지하는 비율은 2.5%에서 4.7%까지 높아졌다.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하는 사실혼 관계 등에서 출산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국내 혼외자 증가 현상은 최근 모델 문가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들의 출산 소식을 전한 이후부터 주목받고 있다.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문가비 아들의 친아버지가 배우 정우성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2년 한 모임에서 처음 만난 것을 계기로 가깝게 지냈다. 정식으로 교제한 사이는 아니며, 결혼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가비는 지난 22일 SNS에 출산 소식을 알리고 "너무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식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저는 임신의 기쁨이나 축하를 마음껏 누리기보다는 가족들의 축복 속에 조용히 임신 기간 대부분을 보냈다"며 "그렇게 하기로 선택을 했던 건 오로지 태어날 아이를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나온 아이를 앞에 두고 여전히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엄마이지만 그런 나의 부족함과는 상관없이 존재 그 자체만으로 나의 마음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는 이 아이를 보며 완벽함보다는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찬 건강한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우성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문가비가 SNS에 공개한 아이는 정우성의 친자가 맞다"며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며,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의 결혼 계획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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