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원달러 환율이 장중 연고점을 또다시 경신했다. 장 초반 당국이 환율시장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지만 무용지물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확산되는 등 대외 악재가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을 이끌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1시47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54.9원을 기록해 전일대비 17.9원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환율은 1156원까지 치솟으면서 전일 연고점(1150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가 이어지면서 전날보다 7.00원 상승한 1144.00원으로 출발했다. 개장 직후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시사 발언이 이어지면서 1140원대 후반에서 지루한 공방을 벌이다가 11시12분 이후 1150원을 돌파한 후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부관리관은 "최근 원화 움직임을 볼 때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 조정의 계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시장개입을 시사했다. 앞서 재정부는 지난 15일 은성수 국제금융국장이 "어떠한 방향이든 환율의 지나친 급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공식 구두개입 한 바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당분간 시장 흐름이 불안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딜러는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고 달러를 사고, 역외 달러 매수가 세게 들어오고 있어 당분간 환율은 상승할 것"이라며 "정부가 실개입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구두개입만으로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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