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세계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 가운데 중국 인사가 무려 4명이나 포함돼 중국의 막강한 영향력을 실감케 만들었다.
블룸버그통신이 자매지로 발간하는 금융 전문 잡지 '블룸버그 마케츠'가 선정해 최근호(10월호)에서 발표한 세계 50대 금융계 인사 명단에 왕치산(王岐山·63) 국무원 부총리, 저우샤오촨(周小川·63) 인민은행장, 장젠칭(姜建淸·58) 공상은행장, 러우지웨이(樓繼偉·61) 중국투자공사(CIC) 회장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리스트는 정책결정, 은행가, 재무관리, 혁신, 학술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작성됐다. 왕 부총리는 저우 행장과 함께 정책결정 부문에서, 장 행장은 은행가 부문에서, 러우 회장은 재무관리 부문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됐다.
블룸버그 마케츠는 왕 부총리에 대해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위안화 절상 및 무역 갈등 같은 문제를 누그러뜨리는 데 한몫했다고 평했다. 왕 부총리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밑에서 경제·금융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신흥시장이 글로벌 경제의 희망으로 남아 있는 요즘 가장 큰 문제는 인플레다. 블룸버그 마케츠는 이런 상황에서 저우 행장이 지난 7월 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저우 행장은 "인플레 억제가 중국 화폐정책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다"라는 말로 자신감까지 드러냈다.
장 행장은 "공상은행을 세계에서 가장 순익 높은 은행으로 일궈놓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상은행은 이미 시가총액에서 세계 최대 상업은행이다. 장 행장은 최근 골드만 삭스 같은 세계 굴지의 은행들과 속속 손잡고 있다. 그가 리스트에 포함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2007년 출범한 중국 국부펀드인 CIC를 이끌고 있는 러우 회장이 글로벌 포트폴리오로 주무르는 돈만 1350억 달러(약 150조 원)에 이른다. 글로벌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들 외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가이트너 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중앙은행장 등이 정책결정 부문에, 골드만 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 스튜어트 걸리버 HSBC CEO 등이 은행가 부문에 포함됐다.
재무관리 부문에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업체인 블랙록의 로런스 핀크 CEO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을 이끄는 허칭(何晶) CEO 등이, 혁신 부문에서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CEO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학술 부문에서는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 로버트 실러 예일 대학 교수 등이 선정됐다.
리스트는 말 그대로 글로벌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들만 선정한 것이다. 말 한 마디에 시장을 움직이고, 행동 하나로 기업이나 주식의 가치를 결정하며, 아이디어와 정책으로 기업·정부·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인물들이다.
블룸버그 마케츠는 10월호에 실린 리스트를 시작으로 해마다 '세계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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