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모기업의 일감몰아주기로 급성장한 대기업 계열 물류업체들로 인해 국내 물류산업의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의 공생발전 대책에 발맞춰 범 국가적인 3자 해운ㆍ물류 육성체제가 구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선주협회는 17일 제주도 한화리조트에서 진행한 해운 세미나를 통해 "국내 물류산업은 전문성을 갖춘 3자물류보다 모기업의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한 2자물류의 비중이 높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선주협회는 "세계 10대 해운사, 세계 10대 물류사는 모두 3자물류 기업으로 2자물류 기업은 없다"며 "국내 해운사 중 세계 10위권은 한진해운이 유일하며, 물류사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적인 2자물류사로 현대차그룹 계열의 현대글로비스(구 글로비스), LG그룹 오너가가 대주주인 범한판토스,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로지텍, 롯데그룹의 롯데로지스틱스, 한화그룹의 한익스프레스 등이 있다.
선주협회는 "이 중 지난해 매출 5조8340억원을 기록한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모그룹 매출 의존도가 85%에 달한다"며 "범한판토스와 삼성전자로지텍도 각각 80%, 9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기업 계열인 2자물류 업체 중 CJ그룹의 CJ GLS(31.7%)만이 모기업 의존도가 30%대에 머물렀다.
선주협회는 "2자물류 업체인 글로비스의 최근 7년간 매출 성장률은 1000%에 달한다"며 "삼성전자로지텍도 2003년 매출 4600억원에서 지난해 319% 성장한 1조4667억원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2자물류 업체들은 모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했다"고 이들의 성장 이유를 밝히고, "반면 국내 대표 물류업체인 대한통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의 성장률은 각각 237%, 169%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주협회는 "최근 정부가 공생발전 대책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범 국가적인 3자해운, 3자물류 육성체제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주협회는 "대기업, 대량화주들의 해운ㆍ물류업 진출이 업계의 존립을 흔드는 문제점으로 떠올랐다"며 "대량화주 및 대기업의 해운, 물류산업 진출은 MRO사업 및 2자해운,물류사업 참여와 동일한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거양해운(포항제철), 동양상선(동양시멘트), 미원해상(미원그룹)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미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출은 전문성 부족으로 실패한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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