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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달러 날렸다.. UBS 뒤흔든 "트레이더의 위험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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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UBS 강등 검토도.. 가나출신 트레이더 '크웨쿠 아도볼리'

20억 달러 날렸다.. UBS 뒤흔든 "트레이더의 위험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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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스위스프랑 초강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무제한으로 개입하겠다고 선언한 다음날인 지난주 7일, 스위스 최대 은행 UBS의 영국 런던지사에서 파생상품 데스크 트레이더로 일하는 31세의 크웨쿠 아도볼리(Kweku Adoboli)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적이 필요하다(Need a miracle)’는 짧은 한줄을 올렸다.

그로부터 1주일 뒤인 15일(현지시간), UBS는 “투자은행(IB) 부문 트레이더의 ‘비승인(Unauthorized)’ 거래 사실이 발견되어 현재 조사중이며, 약 20억달러(약 2조2240억원)의 트레이딩 손실이 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UBS는 “고객 포지션에는 피해가 없지만 이 손실은 올해 3분기 결산에 계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 후 스위스 증시에서 UBS의 주가는 10% 하락했고, 영국 경찰은 이날 오전 3시30분 금융사기 혐의로 아도볼리를 런던 센트럴 지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 ‘한방맞은’ UBS.. 무디스 “신용등급 강등 검토” = 갑작스럽게 터진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피해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BS 관계자를 인용해 손실액은 약 15억~20억 달러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UBS에게는 투자 손실액보다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 더 뼈아프다. 오스발트 그뤼벨 UBS 최고경영자(CEO) 역시 만만찮은 역풍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UBS는 IB부문에서 500억달러가 넘는 투자손실을 내는 등 누적적자가 650억달러에 이르면서 SNB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2009년 2월 선임된 그뤼벨 CEO는 투자은행 부문의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세워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UBS의 위기관리능력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IB 부문의 폐쇄나 구조조정까지 초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든 거래기록은 전자화된 정보로 기록되기에 조기에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UBS 측의 입장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리스크관리 책임자들이 매일같이 회의를 열고 있음에도 최고위 경영진들이 이같은 사실을 최근에야 알아차렸다는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며, 거래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고 고객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일선 트레이더들에게 더 위험성이 높은 거래를 하도록 권한이 주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금융컨설팅업체 콜린스스튜어트는 “FICC(채권·외환·상품) 파생상품 거래에서는 이같은 막대한 손실이 날 확률이 높다”면서 “UBS의 경우 금융위기 당시 FICC부문이 40% 가까이 위축됐고 이를 재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이번 사건 때문에 변동성도 심하고 자본집약적인 FICC부문을 다시 축소해야 한다는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사이먼 모건 MF글로벌 마케팅책임자는 “UBS의 대규모 손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UBS가 이후 경영전략을 완전히 바꾸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 UBS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대상으로 놓고 강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번 사건은 UBS의 건전한 유동성과 자본상황으로 볼 때 이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면서 “UBS의 리스크 관리능력에 취약점이 분명히 드러났으며 이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트레이더 ‘크웨쿠 아도볼리’는 = 영국 금융감독청(FSA)에 따르면 아도볼리는 지난 2006년 3월에 UBS에 입사해 증권거래업 허가를 취득한 것으로 되어 있다. 기업용 소셜네트워크(SNS) 링크드인에 개설된 아도볼리의 프로필에는 UBS에서 보조 애널리스트로 일한 뒤 현재 ‘델타 원(Delta 1)’ 트레이딩 부서의 ETF 데스크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의 지인들에 따르면 아도볼리는 아프리카 가나 출신이며 그의 부친은 국제연합(UN)의 고위직을 지냈다. 아도볼리는 가나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가족을 따라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를 거친 뒤 10살 무렵 영국으로 건너왔다. 웨스트요크셔의 애크워스 기숙학교를 졸업하고 노팅검대학교에서 2003년 전자상거래와 디지털비즈니스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년간 영국에서 생활하며 폭넓게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친구 등 주변 인물들은 아도볼리에 대해 매우 선량하고 예의바른 성격을 가졌다고 말한다. UBS의 동료들도 그의 근무실적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여자친구는 의사로 일하고 있으며, 사진과 TV드라마 시청이 취미다.


◆ 역대 트레이딩 손실 전례는 = 아도볼리 사건과 유사한 은행 트레이더들의 비승인 거래 사건 중 최근 가장 큰 것은 2008년 소시에테제네랄(SG)의 유럽주가지수선물 트레이더 제롬 케르비엘이 무단거래로 49억유로(72억 달러)의 손실을 낸 사례다. 이 사건으로 그는 징역 5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파리 법원은 지난해 10월 SG에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케르비엘은 항소한 상태다.


2003년에는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의 외환거래옵션 트레이더 데이빗 벌렌과 빈스 피카라가 2억2800만달러의 손실을 내고 각각 징역 28개월, 44개월을 선고받았다. 2002년에는 얼라이드아이리시뱅크에서 외환거래옵션 트레이더로 일하던 존 루스낙이 6억91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건실한 실적으로 호평받던 그는 한순간의 실수에 징역 7년6개월을 선고받아야 했다.


1996년 일본 스미토모상사에서 구리선물 트레이더로 일하던 하마나카 야스오는 당시 구리시장을 한손에 쥐고 흔든다는 평을 받았으나 26억달러의 막대한 손실을 내고 징역 8년이 선고됐으며, 1995년에는 베어링뱅크의 닉 리슨 트레이더가 일본 닛케이지수 선물 투자에서 14억 달러 손실을 냈고 같은해 다이와은행의 이구치 도시히데 트레이더가 미 국채 선물 투자에서 11억달러를 잃었다.


※‘델타 원’이란?
금융계에서 일반적으로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주가지수나 은 등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연계형 파생상품을 담당하는 부문을 말한다. 보통 트레이딩과 ‘프랍 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 자기자본거래)’의 중간 정도인 독특한 포지션으로,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금융감독당국이 자기자본거래를 금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면서 델타 원이 각광받아 왔다. JP모건은 델타 원이 전세계 투자은행의 향후 성장동력원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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