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세령(문채원)은 승유(박시후)의 수양대군 암살 계획을 알게 된다. 신면(송종호)은 정종(이민우)에게 몸을 사리라 경고하지만, 거사는 명나라 사신들을 위한 연회장에서 풍악이 울리면 시작될 상황이다. 정종은 경혜공주(홍수현) 걱정으로 마음이 심란하고, 한명회(이희도)는 이미 수양 암살 계획을 눈치 챘다. 결국 거사는 맥없이 실패로 돌아간다. 체포된 이개(엄효섭)와 정종은 이제 죽음을 앞두고 있다.
오늘의 대사: “나는 그 사람이 참으로 아프다” - 정종
요즘 <공주의 남자>는 승유와 세령 이상으로 정종과 경혜공주의 사랑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18회는 정종이 ‘공주의 남자’라는 것을 보여줬다. 죽음을 각오하고 거사를 준비하는 남자는 승유가 아니라 정종이고, 승유는 숨을 곳이 있지만 정종은 없다. 거사를 앞둔 전날 밤, 정종은 파국을 직시하는 눈빛으로 승유에게 자신이 죽으면 경혜공주를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정종에게 경혜공주는 “겉으로는 야문 척해도 속은 여린” 여자다. 그는 결국 승유에게 “그 모진 일들을 겪었으니 얼마나 가슴 속에 생채기가 많겠냐”며 비극적인 순정 멜로의 주인공이 된다. “나는 그 사람이 참으로 아프다”고.
Best & Worst
Best: 정종과 경혜공주의 멜로가 물이 오르고 있다. 이별을 예감한 두 사람의 대화는 절절하고, “두렵다”는 감정의 공유는 사실상 애정 표현과 작별 인사를 겸하는 대화다. 정치드라마와 멜로드라마의 균형추를 잡아준 정종과 경혜공주의 마지막 시간이 18회의 ‘Best’.
Worst: 수양대군 암살 계획은 18회의 클라이맥스가 됐어야 하는 장면이었다. <공주의 남자>가 스릴러 장르였다면 이 부분은 긴박감 넘치는 연출로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중요한 장면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암살이 수포로 돌아가는 부분은 마치 가벼운 장난이 실패한 것처럼 싱겁게 마무리됐다.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차피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수양대군이 이때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만 사선 위를 걷는 사람들의 팽팽한 긴장과 당시 광연정을 휘감았을 차가운 공기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신면은 근시였던 게 분명해. 이제야 대호의 정체를 알아보다니.
- 저 시대의 남자들은 다들 어디서 그렇게 깔끔하게 면도를 했을까.
- 수양대군 암살 계획 회의를 아무라도 엿들을 수 있는 곳에도 해도 되겠다고 생각한 사람을 먼저 혼내줘야겠어.
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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