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최고의 개그맨 1차 결정전’ 특집으로 KBS <개그콘서트>의 김준호, 김대희, 박성호, 박성광, 이승윤, 송준근이 출연했다. 김준호와 김대희는 한 달 만에 나와 다시 한번 콤비플레이를 보여줬고, 박성호는 두 차례의 부진을 씻으려 안간힘을 썼다. 결혼은 앞둔 송준근은 여자친구의 사진을 활용해 유재석에서 냉장고를 선물받았다. ‘행사’의 달인들인 개그맨들의 뒷이야기와 이승윤을 위한 팔씨름 대회도 이어졌다.
오늘의 대사: “<해피투게더3> 두 번 나왔는데 두 번 다 독이었어요. 사약이었어요.” - 박성호
‘나에게 <해피투게더3>란 OO이다.’ <해피투게더3>는 박성광에겐 유서이고 김준호에겐 캐러멜 마키아토이며 김대희에겐 그다지 친하지 않은 친구의 집이다. 박성호에겐 약탕기다. 작가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쥐어짜고 또 쥐어짜니까. 쥐어짜서 나온 약을 잘 먹으면 보약이고 잘 못 먹으면 독이 된다. 그렇게 박성호는 두 번의 독을 먹었다. 최근에는 MBC <세바퀴>에서도 독을 마셨다. 개그맨들 사이에서 가장 웃긴 개그맨 중 한 명이라는 박성호는 왜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 웃기지 못할까. “행사에 가면 어린이들이 재미없다고 놀린다”는 에피소드를 말할 때 그의 씁쓸한 웃음 뒤에는 웃겨야만 살 수 있는 개그맨들의 슬픈 강박이 숨어 있다. “모든 후배나 동료들이 잘 나가는 꼴을 못 본다”는 박성호는 “김병만을 3년째 시기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개그콘서트>의 든든한 큰형이다.
Best & Worst
Best: <개그콘서트>의 핵심 멤버인 김준호는 <해피투게더3>의 구원투수인가. 동료 개그맨들과 함께 등장하는 김준호의 활약은 매번 기본 이상이다. 마땅한 게스트가 없을 때 김준호는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감수성’ 콩트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 김준호는 김대희와 콤비를 이뤄 꾸준히 웃음을 끌어냈다. 필리핀에 있는 아내를 활용하기도 하고 김으로 용가리로 변신하기도 하며 개그맨의 사명을 다했다. 바보 표정 개그의 1인자이기도 한 김준호는 반전이 돋보였던 택시 기사와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예능 블루칩’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Worst: ‘최고의 개그맨 결정전’이라고는 하지만 <해피투게더3>의 반복되는 섭외 콘셉트는 지적할 만한 부분이다. 김준호, 김대희, 박성광, 이승윤 등은 최근 2달 이내에 이 프로그램에 이미 출연한 적이 있는 게스트들이다. 약탕기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짜내야 하는 게스트로서는 토크쇼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에 반복 출연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다. 프로그램으로서도 이들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그콘서트>를 짝사랑하는 <해피투게더3>의 심정은 십분 이해가 가면서도 동시에 우려스럽다.
동료들과 수다키워드
- 박성호에게 예능 프로그램이란?
- ‘최고의 개그맨 2차 결정전’에선 김원효와 최효종을 볼 수 있을까?
- 최고의 개그맨이라면 유세윤도 있었다면...
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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