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SK그룹이 휴대폰 제조 사업에서 손을 뗀다.
14일 SK그룹의 통신 장비 계열사인 SK텔레시스는 9월 중으로 휴대폰 사업을 전격 철수한다고 밝혔다.
SK텔레시스 관계자는 "SK그룹 계열사나 다른 기업에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하는 게 아니라 아예 휴대폰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라며 "통신 장비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 등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등 중견기업이 설 자리를 잃어가면서 업계에서는 SK텔레시스의 휴대폰 사업 철수가 시간 문제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 회사는 SK텔레콤에 기지국 중계기를 판매해 왔으며 지난 2009년부터는 휴대폰 사업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휴대폰 부문에서만 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2년 전 처음으로 풀터치폰을 출시했을 때는 애플 '아이폰'발(發) 스마트폰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빛을 보지 못했고 이후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S' 등 선두 제품의 그늘에 가려 부진을 털어낼 수 없었다.
이에 따라 SK텔레시스의 모기업인 SKC의 최신원 회장은 늪에 빠진 휴대폰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지난 6월에는 43억원을 들여 SK텔레시스의 주식을 샀고 1.1%에 불과했던 지분율을 39.48%까지 늘렸다. 그 결과 SK텔레시스의 대주주였던 SKC의 지분율은 77.1%에서 47.46%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SK텔레시스가 휴대폰 사업을 접기로 결정하면서 2년 전 SKT의 반대에도 휴대폰 사업을 밀어붙였던 최 회장의 노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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