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과 특허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독일에서 패소한 지 사흘 만에 프랑스에서 애플을 제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사의 갈등이 갈수록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의 통신 특허 3건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지난 7월 파리 지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의 특허 침해와 관련해 "태블릿PC의 디자인과는 관계없으며 (삼성전자의) 기술 특허 3건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문제삼은 특허는 3세대(3G) 범용이동통신시스템(UMTS) 기술로 회사측은 애플의 '아이폰3', '아이폰3GS', '아이패드2'에 이 기술이 사용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은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이 지난 9일 '갤럭시탭 10.1' 판매를 금지하며 애플의 손을 들어주기 직전까지도 논란이 됐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번 소송과 관련한 첫 심리는 오는 12월에 열릴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프랑스에서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양사의 특허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열되는 상황이다.
애플이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도 연일 맞소송에 나서는 등 양사는 5개월째 주거니 받거니하며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뿐만 아니라 한국, 네덜란드, 호주, 일본 등 전세계에 걸쳐 소송전이 진행 중이다.
양사가 이 같이 특허전에 온 힘을 쏟는 것은 한 발이라도 밀리면 끝이라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 하나로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계속 치고 올라오자 스마트폰 시장 영향력이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다. 2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지만 삼성전자가 2위에 오르는 등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3분기에는 삼성과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시장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어 이제 겨우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애플의 공격으로 사업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특히 애플의 주장대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그대로 베꼈다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애플의 유일한 경쟁자라는 이미지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 한 발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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