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잠정 은퇴 의사를 밝히며 출연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의사를 밝힌 가운데 지상파 3사 예능국이 비상사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해피선데이> ‘1박 2일’의 나영석 PD는 <10 아시아>에 “‘1박 2일’은 종영 때까지 5인 체제로 간다”면서 비교적 정리된 입장을 밝혔으나, SBS <강심장>과 <스타킹>, MBC <황금어장> ‘무릎 팍 도사’ 측은 향후 프로그램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는 ‘1박 2일’에서 강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긴 하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의 성격상 다른 멤버가 어느 정도 빈자리를 메울 수 있지만, 다른 프로그램은 토크쇼 형식이어서 강호동의 후임 MC를 어떤 식으로든 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호동의 잠정 은퇴 선언은 한마디로 예능계 전체의 비상사건이다. 주말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던 ‘1박 2일’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토요일 오후의 장수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 화요일 밤 예능 프로그램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던 <강심장>은 당장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유재석-강호동 체제가 굳건했던 만큼 강호동을 대신해 프로그램을 이끌 MC를 찾기도 오렵다. 붐이 전역 직후 수많은 프로그램의 MC를 맡을 수 있었던 것도 진행 능력과 순발력, 그리고 독특한 개성을 가진 MC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강호동이 전면에 나서 프로그램의 완급을 조절하는 ‘무릎 팍 도사’는 프로그램 존폐 위기라고 해도 과장된 것이 아니다.
현재 <스타킹>은 사전에 녹화해둔 2주 분량이 남아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무릎 팍 도사’의 제작진 또한 “2주 분량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강심장>의 상황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강호동이 MC를 맡고 있는 주요 프로그램들이 모두 1~2주의 방송 분량밖에 확보하고 있지 못한 상황인 셈이다. 자칫하면 화요일, 수요일, 그리고 주말을 책임지는 예능 프로그램이 모두 올 스톱 될 수도 있는 거짓말 같은 상황이다. 또한 강호동의 잠정 은퇴로 인한 지상파 예능의 약화가 케이블 TV와 종편 채널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도 예측할 수 없다. 강호동의 잠정 은퇴라는 상상할 수 없었던 사건으로 예능 프로그램 전체가 대혼란의 시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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