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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착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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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착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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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들도 화장실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음식을 조금만 잘못 먹어도 배탈이 나서 고생을 많이 합니다. 근무 도중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모든 코스가 화장실인 고객님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저도 화장실 때문에 웃지 못할 일이 있었습니다. 이미 근무는 나간 상태였고 화장실은 두 홀을 더 지나 긴 파5홀을 건너야 있는 상황, 연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홀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었죠.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는 걸까' 조급한 마음에 연신 발을 동동 구릅니다. 드디어 그늘집 화장실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린에 도착하자마자 고객님 눈치를 살핀 후 "고객님 깃대 좀 부탁드릴 게요"라며 옆에 계신 고객님께 깃대를 맡기고 바로 화장실로 뛰어갔죠. 노랗던 하늘이 파래지고 약간은 민망한 기색으로 화장실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린에서 플레이를 하고 계셔야 할 고객님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두리번거리고 고객님을 찾자 멀리서 오히려 절 찾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한나씨~" 다음 홀 티잉 그라운드에 네분이 모여 계시네요. 저는 카트를 몰고 갔죠. "한나씨 어디 갔다 왔어?" "저…." 그러고 보니 창피해서 화장실 간다는 말도 하지 않은 게 그제서야 기억납니다.


"화장실이 급해서…, 근데 고객님 왜 이렇게 빨리 홀아웃을 하셨어요?" 그러자 네 분이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우리 팀이 진행이 늦어서 언니가 안절부절 못하는 줄 알았어"라고 합니다. 깃대를 맡기고 뛰어가자 많이 늦어 그런 줄 알고 퍼팅도 안 하시고 그냥 나오셨다지 뭡니까. 거기에 캐디까지 없어져서 찾고 계셨다고 합니다.


죄송하고, 또 감사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고객님들께선 "바보같이 화장실간다는 말이 그렇게 어렵냐"고 놀리십니다. 남은 홀 동안 줄곧 놀림을 당했어도 마음만은 왠지 든든했던 하루였습니다.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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