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월드카’대신 지역별 특화모델 출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월드카는 없다. 이제는 각개격파로….'
현대자동차가 전세계를 아우르는 '월드카' 대신 지역별 특화전략을 선택했다. 지난 1일 유럽을 겨냥한 신개념 크로스오버세단 i40 출시로 이 같은 전략은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최근 i40 출시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현대차에서 더 이상 월드카는 없다"면서 "지역별로 특색있는 자동차를 개발하는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시장에 선보인 YF쏘나타가 1탄이라면 i40는 2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도 이 자리에서 "i40는 유럽시장에 맞게 개발돼 미국시장에 내놓지 않을 방침"이라면서 "YF쏘나타 역시 유럽 판매 계획은 없다"고 현지 특성화 전략을 언급했다.
현대차는 2009년 YF쏘나타 이전까지 신차를 개발하면 지역별로 소위 '스펙'을 맞게 조정해 공급해왔다. 올 초 러시아에 출시한 쏠라리스도 현지 여건에 맞춰 개발됐지만 외관은 엑센트와 큰 차이가 없다.
현대차가 월드카 대신 지역별 특화로 전략을 바꾼데는 궁극적으로 현지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유럽에서는 소형차와 해치백이 주류를 이루고, 미국에서는 중형급 이상의 차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고유 브랜드 차종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시장에 어필하는 킬러 아이템으로 판매를 늘려 안착한 후 모델을 점차 늘리는 전략이다.
특히 YF쏘나타가 미국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는 점이 현대차의 이 같은 생각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YF쏘나타는 출시 다음해인 2010년 19만6623대의 판매대수를 기록한데 이어 올 들어 8월까지 누적판매대수도 13만5898대에 달할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지 언론의 호평도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현대차는 지난 5월 기아차와 합쳐 미국시장점유율이 사상 최초 10%를 달성하기도 했다.
유럽 시장에도 이 같은 성공 방정식을 대입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유럽인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i40가 현지 시장점유율 확대의 첨병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 사장도 이와 관련해 "30년 유럽 공략에도 시장점유율이 3%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i40를 내세워 내년 50만대 판매를 비롯해 향후 5% 점유율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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