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동부익스프레스 우수 운전기사 서동환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임금 피크제 덕에 일할 맛납니다”

30년째 고속버스와 동고동락하고 있는 동부익스프레스의 운전기사 서동환(56·사진)씨. 그는 친절한 서비스와 편안한 운전으로 고객들에게 칭찬받는 우수 베테랑 운전기사다. 서울과 속초를 자주 오가는 승객들 사이에는 ‘백발의 기사’라고 그를 알고 있는 사람도 꽤 많을 정도다.

서울과 속초를 하루 세 번씩 오가며 강철 체력을 자랑했던 그였지만 정년이 다가오면서 불안해졌다. 아직 대학에 다니는 막내아들 생각뿐 아니라 은퇴 후 생계가 막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결정하면서 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쥘 수 있게 됐다. 동부익스프레스는 2004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을 줄이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거나 재고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서씨는 임금이 20%가량 깎이긴 해도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2년간 재고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씨는 “깎인다고는 해도 그 돈이 우리 가족 생계에는 큰 힘이 된다”면서 “우리 나이 정도 되면 누구라도 월급을 조금 덜 받더라도 일을 더 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고 환히 웃었다.

노후에 대한 확실한 보장으로 일하는 의욕도 생기고, 이제는 제2의 인생까지 구상할 수 있게 됐다는 서씨는 “다른 기업들도 임금피크제를 많이 도입해 나처럼 나이는 들어도 일할 수 있는 체력이 충분한 고령 근로자들에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씨는 민족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운전대를 잡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 길에 오르는 승객들에게 안전운전으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