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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전셋값 상승은 딴세상 얘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2초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전셋값 광풍(狂風)요? 이 곳에선 딴 세상 얘기예요. 최근 몇 개월째 시세 변동도 없고 거래도 많지 않아요."


요즘 서울ㆍ수도권 전역이 연일 치솟는 전셋값에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유독 '전세 광풍'에서 비껴간 곳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흥 부촌(富村)신도시로 꼽히는 인천 송도 국제도시다.

그동안 송도신도시는 전통적인 전셋값 강세 지역으로 통했다. 명문 학교와 유명 학원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해마다 이사철이 되면 몰려드는 학군 및 이사 수요로 전세가격이 들썩이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 곳 아파트 전세시장은 이상할 정도로 소강상태다. 대부분 가격 변동이 없이 보합권에 머물고 있지만 일부 단지에선 호가가 내리고 있다.

송도동 풍림아이원1차 110㎡형 전셋값은 1억4500만원 선으로 올 초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빠졌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전세난이라고요? 마치 딴 세상 얘기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전세 물건이 많아 가격 약세 현상이 뚜렷하다는 얘기다.


또다른 한 공인중개사는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는 데도 전셋값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세입자를 찾지 못한 전세 물건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전셋값이 당분간은 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동춘동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 4월 3.3㎡당 415만원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412만원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시장 침체 분위기는 시세 조사 자료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송도 국제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평균 393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 떨어졌다. 지난 4월 3.3㎡당 397만원을 기록한 후 4개월째 하락세다.


특히 송도국제도시가 자리잡고 있는 송도동과 이웃한 동춘동 등 두 곳이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송도동은 지난 1월 3.3㎡당 평균 460만원에서 현재 433만원까지 주저앉았다. 올해 초보다 전셋값이 무려 6%나 떨어진 것이다.


송도 국제도시가 있는 송도동 일대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올 들어 송도 국제도시에 워낙 많은 아파트들이 잇달아 입주하면서 전세 물량 공급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계에 따르면 송도 국제도시를 비롯한 연수구에서 올해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새 아파트는 모두 4047가구다. 지난해(1665가구)보다 1.5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송도동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 물량이 넘치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찾기 힘들자 가격을 낮추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송도 국제도시 일부 단지에선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셋값도 제때 빼지 못하는 역 전세난 현상도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년 간 전셋값이 가파른 오름세를 탔던 상황과는 딴판이다.


송도 국제도시 내 한 공인중개사는 "올 들어 서울ㆍ수도권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언론 보도 이후 이 곳 일부 단지에서 호가 높이기가 나타나고 있으나 워낙 전세 물건이 많다보니 약발이 먹혀 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송도 국제도시에는 아직도 미분양 물량이 꽤 남아 있는 데다 앞으로 분양 예정 아파트도도 많아 당분간 전셋값이 하향세를 보일 것 같다"며 "올 가을 이사를 준비하는 세입자라면 송도동 일대 아파트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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