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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에서 보름동안 초대형 술판‥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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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국제도시, 각종 상업성·엉뚱한 행사로 몸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각종 행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를 홍보한다면서 별로 관계도 없는 엉뚱한 행사를 열어 오히려 명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많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9월9일까지 인천 송도국제도시 소재 송도컨벤시아 야외전시장에서 '2011 송도세계문화축제'가 열린다. 이 행사는 '맥주, 문화를 만나다'는 주제로 아시아ㆍ유럽ㆍ미주 대륙 등 100여 개국에서 수입한 맥주와 전통주ㆍ먹을거리가 전시ㆍ판매되며 공짜 맥주를 맛보는 기회도 제공된다.

행사 기간 내내 연예인들과 DJ들을 동원한 릴레이 콘서트가 개최된다. 특히 개막일에는 브라스밴드ㆍ고적대를 동원한 떠들썩한 퍼레이드와 함께 '잔을 들어 송도를 노래하자'는 주제로 송도컨벤시아 야외전시장 특설무대에서 개막 축하공연 '디오니소스 제전'이 펼쳐진다. 2000여 명이 동시에 건배를 외친 후 맥주를 마시면서 국내 유명 DJ와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는 특별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주최 측은 독일의 세계적인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를 따라하겠다며 이번 축제를 준비 중이다. 주최 측 관계자는 "전세계인이 즐기는 맥주를 통해 세계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송도국제도시를 국제적 문화 도시로 성장시키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축제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송도국제도시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유흥성 행사'로 오히려 이미지를 흐릴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좋게 봐야 맥주 축제고, 실제론 맥주 회사들의 상업적 판촉과 함께 '거대한 술판'이 벌어지는 셈이라서 자칫 지나친 음주를 한 취객들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피해 및 각종 사건 사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10월16일 송도국제도시 전역에서 열리는 풀코스 마라톤대회도 주민들에게는 악몽이다. 대회 목적은 '2014인천아시아 경기대회 성공개최 기원 및 제47회 인천시민의 날' 기념이다. 약 1만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몇 회째 계속되고 있는 마라톤 행사는 매년 송도 지역의 도로 교통을 장시간 완전 마비시켜 원망을 사고 있다.


주최 측이 송도가 너무 좁아 편도 코스로는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만들 수 없자 무리하게 왕복 코스를 만드는 바람에 출발 시간부터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최소 4~6시간 이상 송도 전역의 교통이 전면 통제된다. 주민들은 이 시간대 외출을 하려면 걸어가거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지난해 8월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에서 개막된 성경 관련 행사인 '바이블엑스포'는 태풍 곤파스로 시설이 전파되면서 행사가 전면 중단되고 파괴된 시설물들이 최근까지 흉물로 남아 있다 철거됐다. 송도 주민들이 한동안 공원을 이용하지 못했고, 벌레와 쓰레기, 먼지 등의 고통에 시달렸다. 행사를 무분별하게 허가해준 인천경제청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이 자체 추진한 사업도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해 '유동인구'를 늘리겠다며 29억5000만원을 들여 가건물을 지어 '젊음의 공간'인 팝콘 시티를 지었다가 찾는 손님이 없자 사업비 한 푼 건지지 못한 채 문을 닫아 물의를 빚은 것이다.


이처럼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엉뚱한 행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인허가권을 가진 인천경제청이 관련 업체들의 행사 제안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인천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행사들이 '송도를 홍보해주겠다'는 핑계를 대고는 실제론 별로 송도국제도시와 관련도 없이 상업성에만 치우쳐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의 이미지를 해칠 우려가 있고 시민들의 불편이 발생하는 만큼 신중히 검증하고 제대로 된 행사가 개최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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