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3% 상승
금리인하 속도 더뎌질 것이라는 불안감 작용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모두 급락했다. 최근 시장을 이끈 '트럼프 트레이드'의 차익실현 욕구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불확실성, 예상치를 웃돈 소비 지표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뒤섞이며 주가를 짓눌렀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5.87포인트(0.70%) 밀린 4만3444.99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8.55포인트(1.32%) 떨어진 5870.6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27.53포인트(2.24%) 급락한 1만8680.12에 장을 마쳤다.
금융·부동산·유틸리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떨어졌다. 임의소비재와 의료 제약, 통신서비스는 1% 이상 내렸고 기술업종은 2% 넘게 급락했다.
거대 기술기업,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 중에서도 테슬라만 3% 넘게 올랐을 뿐 모두 하락했다. 아마존과 메타플랫폼스는 4% 넘게 떨어졌고 알파벳·애플·마이크로소프트도 2% 안팎으로 밀렸다. 엔비디아는 3.26% 떨어지면서 시총 1위 자리를 간신히 지켰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무더기로 급락하면서 시장 흐름에 휩쓸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2% 급락하며 트럼프 체제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했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모두 하락했으며 TSMC(-1.32%), 브로드컴(-3.25%), ASML(-4.95%), AMD(-2.84%), 퀄컴(-2.12%) 등 대부분의 종목이 낙폭도 컸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9% 넘게 급락했다.
최근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급락하던 와중에도 미국 3대 주가지수는 약보합 정도로 선방했었다. 하지만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진 데다가, Fed의 정책 경로가 불확실해졌다는 불안감 등이 뒤섞이면서 미국 증시도 뒤따라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촉발한 정책 불확실성은 이날도 여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파월은 현재 경제여건은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Fed 인사들도 신중론에 동참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테이블에서 치우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미리 정해진 경로 위에 있지 않으므로 데이터를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2~18개월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향해 진전을 보이는 한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중립금리에 대한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나온 미국 소비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은 Fed의 금리인하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을 강하게 뒷받침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4% 증가한 7189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는 0.3% 증가였다. 이는 미국 경제와 고용이 과격한 금리인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Fed가 금리를 내릴 명분을 약화한다.
한편 12월 추가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1.68달러(2.45%) 낮아진 배럴당 67.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 10일 65.75달러 이후 2개월여만의 최저치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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