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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불황이라지만, 외상 공사 막 따도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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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컨소시엄, 연세대 송도캠퍼스 2단계 공사 '외상' 수주...업계 "손해 불가피" 전망

"아무리 불황이라지만, 외상 공사 막 따도 되는거야?" 연세대 송도캠퍼스 공사가 진행 중인 송도 5·7 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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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아무리 건설경기 불황이라지만, 외상 공사를 따서 과연 득이 될까?"


인천에서 발주된 1200억 원 대 '외상 공사'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따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9일 연세대 송도캠퍼스 시행사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가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실시한 1200억 원 대의 2단계 공사 입찰에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우건설은 예정가 1250억 원의 97%에 달하는 1221억 원의 높은 가격을 써냈다. 최저가 낙찰 방식의 특성상 보통 예정가의 70~80% 안팎에서 낙찰가가 결정되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액수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당연히 탈락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다른 건설업체들이 아무도 입찰에 응하지 않은 덕에 공사를 따냈다.

이유는 '외상 공사'라 타 건설업체들이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며 불참한 반면 대우건설은 이를 무릅쓰고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시행사 측은 현금 흐름상 도저히 일반적인 공사처럼 2~3개월에 한번씩 기성 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자 입찰 설명회에서 "나중에 준공되면 한꺼번에 공사 대금과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현재 분양 중인 3개 아파트 단지에서 미분양이 나오는 등 자금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러자 한진중공업, 롯데건설 등 공사 참여를 검토한 다른 기업들은 입찰을 포기했다. 비록 낙찰가를 높게 제시해 돈을 조금 더 얹어서 받더라도 공사 끝날 때까지 들어가는 현금과 이자 등 비용에 비하면 손해가 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결국 단독 응찰한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이례적으로 비싼 가격에 공사를 따냈다. 얼핏 보면 '행운'이다. 하지만 건설 경기 불황 속에서 수주액을 늘리고 기존 조직과 인력 등을 유지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손해 보는 장사'에 뛰어 든 것 아니냐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행사가 이자도 주겠다고 했지만 은행의 시중 금리에 비해 적어 손해를 볼 것이 뻔하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공사를 따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 컨소시엄에는 인천 지역 업체가 40%의 지분으로 참여했다. 대양종합건설(13%), 대제종합건설(12%), 경화건설(10%), 경대종합건설(5%) 등 4개사다.


당초 시행사 측은 입찰 공고에서 지역업체 공동도급을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으로 했다가 지역 건설업체들의 반발과 정치권의 압박에 밀려 의무 사항으로 정정 공고하는 소동을 겪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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