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등 남해안 사는 새, 경기도서 번식은 이례적…지렁이 먹이 풍부해 번식 가능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우리나라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에만 사는 팔색조가 경기도북부 광릉숲서 번식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구길본)은 경기도 포천 광릉숲에서 올해 번식한 새끼 팔색조를 확인, 30일 이 사실을 공개했다.
팔색조 번식을 모니터링한 박찬열 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연구사는 “강우량 증가 등 기후변화에 따른 일시적 번식인지, 지속적 번식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남해안에서 주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팔색조가 중부지역에서 번식한 건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산림과학원은 울창한 산림에서 지렁이를 주로 먹는 팔색조 습성으로 볼 때 비가 많이 내렸던 올해 어미 팔색조가 광릉숲에서 지렁이를 쉽게 구할 수 있어서 번식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연구사는 “팔색조 번식기인 올 5~8월 광릉숲에 강우량이 많았고 낙엽활엽수림이 잘 보존돼있어 팔색조가 좋아하는 지렁이가 살기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팔색조는 천연기념물 제204호로 우리나라, 대만, 일본, 중국의 울창한 숲에서 번식하지만 개체수가 적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우리나라 팔색조 번식지 최북단은 2005년 대전이었다. 그 때도 이곳의 강우량이 높게 나타났다.
구길본 국립산림과학원장은 “팔색조는 세계적으로 개체수가 줄고 있고 국내서도 기후변화에 따라 분포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반도산림에서의 팔색조 번식생태 모니터링 연구망을 갖추는 등 조직적인 조사체계를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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