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광동제약이 식품개발 인력을 확충하고 의약품 분야는 축소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타500 후 쌓아온 '음료명가' 위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9일 광동제약에 따르면 회사 측은 식품개발을 주업무로 하는 중앙연구소를 공식 조직으로 편입시키고 인력을 보강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최근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식품개발 인력은 21명에서 29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신약 등 의약품 개발 인력은 38명에서 30명으로 줄었다. 회장실 직속이던 한의학사업부는 영업부서 내부로 흡수 통합됐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조직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신약과 식품개발을 구분해 전문화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광동제약은 90년대 후반까지 경영상 돌파구를 찾지 못하다 2001년 비타500을 출시하며 대반전에 성공했다. 2002년 창립 40년만에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고 불과 3년 후 2000억원을 넘어섰다. 당시 비타500의 연매출액은 1200억원에 달했다.
2006년 출시한 옥수수수염차 역시 성공을 거둬 지난해 매출액 461억원, 올 상반기는 254억원(전년 상반기 대비 13% 증가)을 기록했다. 제약업계에선 연매출 100억원 수준을 '성공작'이라 부른다. 광동제약은 최근 '아쿠아온'을 발매하며 이온음료 시장에도 진출했다.
한편 업계에선 이번 조직개편 등이 음료사업에 매력을 느낀 최수부 회장(사진)이 회사의 정체성을 바꿔가는 과정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광동제약의 의약품 사업 및 신약개발 성과는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이 회사의 항암제 등 주력 전문의약품 비중은 2010년 3.0%, 올 상반기는 2.77%에 머물렀다. 광동제약은 매출액 기준 업계 10위권이지만 건강보험 의약품 시장에선 80위권에 불과하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도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올 상반기 1.4%로 업계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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