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임직원에게 진취적 자세 요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거친 물살이 흐르는 강물 속에서 버티고 서있는 것도 대단하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한다면 더 좋겠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사장은 최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강물'을 거론하면서 직원들에게 이 같은 당부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수성' 보다는 '적극적인 개척'을 주문한 격려인 셈이다.
기업의 CEO가 직원들에게 '진취적인 자세'를 당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금호타이어의 처한 상황을 감안하면 김 사장의 이 같은 언급은 남다른 의미로 와닿는다.
25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김 사장이 이날 갑자기 '강물'을 예로 꺼내든 것은 여러 가지 제약에 묶여 프로젝트 진행이 쉽지 않다는 보고를 받은 직후였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월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모든 자금 출입 내역을 채권단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신규 사업은 물론이고 사소한 자금 지출까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워크아웃으로 신사업 보다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더 중요한 게 현실이다.
그는 이에 대해 "워크아웃을 언젠가는 졸업을 하는데, 회사가 정상화된 이후 준비하기에는 너무 늦다"면서 "지금부터 바삐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워크아웃으로 모든 여건이 불리하지만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김 사장의 이날 발언은 1년 이상 진행된 워크아웃으로 '임직원들의 개척정신이 결여되지 않을까'라는 염려에서 비롯됐다.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임직원들의 노고와 함께 일종의 정신재무장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다음달 5일 회사 창립 51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날 발언의 의미는 더욱 컸다.
회사 관계자는 "힘든 상황을 알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하라'라는 지시를 강하게 못 내리는 것 같다"면서도 "언제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니 항상 마음 속에 미래를 준비하라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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