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1시 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 갖고 즉각 사퇴 선언...주민투표 졌지만 그런대로 좋은 이미지 남기고 차기 도모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초 약속대로 주민투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했다.
지난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진행돼 투표율 25.7%로 투표함을 개봉도 하지 못하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못하면서 오 시장의 거취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한나라당은 오 시장이 주민투표 실패로 인한 시장직 사퇴로 10월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부담 때문에 오 시장 사퇴를 만류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26일 오전 11시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깨끗이 물러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차기를 도모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오 시장은 이날 "주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오늘 시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거취로 인한 정치권의 논란과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적인 사퇴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시작은 복지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신념이었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 또한 오늘의 민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특히 한나라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장 자리에 연연한 모습을 보이면 당은 물론 자신도 죽게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장직 사퇴 선언을 함에 따라 행정적 업무인수 등을 감안해 최대 10일 내 시장직을 그만두게 된다.
이에 따라 차기 서울시장은 오늘 10월26일 보궐선거에서 선출된다. 양천구청장 재선거 등과 함께 치러져 이번 재보선은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적 성격을 띠는 메가톤급 선거로 바뀔 전망이다.
서울시는 보궐선거 직전까지 권영규 행정1부시장 권한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권 부시장은 지난해 6월 말 민선 5기를 이끌어갈 행정1부시장으로 임명됐다.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기 23회에 합격,서울시에 들어와 월드컵추진단장 문화국장 행정국장 경영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대통령 다음가는 자리로 비교될 정도인 막강한 자리인 차기 서울시장을 놓고 여야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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