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가 무산됨에 따라 현재 실시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의 무상급식 정책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나아가 2학기부터 초등학교 전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중학교 한 학년씩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이 확대된다.
현재 무상급식은 서울시교육청 예산으로 초등학교 1~3학년, 강남·서초·송파·중랑구를 제외한 21개 자치구의 예산으로 4학년까지 실시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1~4학년까지 무상급식을 하기 위해 교육청에서는 1162억3200만원, 자치구에서는 275억55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은 2011년에 초등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자 하였으나 서울시의 예산집행 거부로 1학기에는 초등학교 5~6학년에게 무상급식을 하지 못했다. 서울시가 집행을 거부한 예산은 전체 무상급식 예산 2133억 원의 32% 규모인 695억 원이다.
주민투표가 무산되면서 서울시는 더 이상 예산 집행을 거부할 명분을 잃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투표 무산이라는 결과가 예산 집행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후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무상급식 확대 범위를 구체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서울시가 책정된 예산을 집행하기로 한다면 2학기부터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4학년에 대해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4개 자치구를 포함해 5~6학년에게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데 소요되는 예산은 457억2200만원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중학교 1학년까지 전면무상급식이 확대된다. 2013년에는 중2, 2014년에는 중3까지 단계적으로 늘려 3년 만에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14년까지 초·중학교 전면무상급식을 실시하는데 총 3995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초등학교 전체와 중1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총 2841억8100만원으로 예상된다. 2013년 중학교 2학년까지 확대하게 되면 3404억3000만원, 2014년 중학교 3학년까지 확대해 초·중등 전면무상급식을 완성하려면 3994억96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문제는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서울시와 자치구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이다. 만약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 그리고 자치구에서 올해와 같이 5:3:2의 비율로 무상급식 비용을 부담한다면, 내년 서울시교육청에서 책정해야 할 예산은 1420억 원으로 올해보다 258억 원 늘어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한정되어 있는 예산 범위 내에서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을 책정하다보면 불가피하게 다른 분야의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