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1조원 규모로 동서식품이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남양유업이 '카제인나트륨 논란'을 일으키며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작된 이번 싸움은 최근 점유율 논란까지 일으키며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커피믹스 전쟁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 사운을 건 자존심 대결로까지 번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커피시장에 진출한 지 6개월 만에 세계적 식품기업인 네슬레를 제치고 국내 커피믹스시장에서 2위 자리에 올랐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지난 6월 대형마트 커피믹스 판매점유율 11.3%를 기록하며 한국네슬레를 제치고 동서식품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남양유업은 1위는 여전히 동서식품이었지만 네슬레가 점유율이 11.7%에서 9.7%로 2%p 하락한 것에 반해 동서식품은 84.8%에서 77.1%로 7.7%p나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 측은 "커피믹스의 경우 전체 판매의 60% 이상이 대형마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대형마트 판매점유율은 소비자트랜드를 직접적으로 나타내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이번 남양유업의 대형마트 판매점유율 2위 등극은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판도가 동서식품과 한국네슬레의 양강 구도에서 남양유업이 가세한 3강 구도로 급격하게 변화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남양유업은 순수 국내 토종기업으로서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통해 커피시장의 높은 벽을 허물어 내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올해 말까지 시장점유율 20%를 차지하고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면 동서식품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기준으로 지난 6월 점유율은 동서식품이 77.9%, 남양유업이 10.2%로 남양유업 측 주장과 차이가 있으며 그나마 7월에는 동서식품이 79.7%, 남양유업이 8.5%로 경쟁사는 줄어들었지만 자사는 점유율이 다시 올랐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국 소매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동서식품이 6월 80.6%, 7월 82%로 80%대를 넘고 있는데 비해 남양유업은 각각 6.6%, 6.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월별 시장점유율은 마케팅 등 영업적인 측면의 강화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경기가 좋지 않아 시장 규모가 커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의 점유율 다툼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서로간의 밥그릇 싸움 보다는 시장 자체를 키우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양유업은 지난해 12월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카제인나트륨 논란'을 일으켰으며 이에 동서식품은 비방 광고라며 민원을 제기, 남양유업의 광고는 약 100일 만에 중단됐다. 이후 남양유업은 지난 6월 동서식품이 영업방해를 했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임을 밝히기도 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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