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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공포 엄습…내집 마련은 언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3분 39초

[골드메이커]경기침체 우려…부동산시장에 독? 약?

8월에 들어서자 대부분의 증권사에서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증권사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8월 코스피 종합주가지수 상단을 2200~2300으로 보는 증권사들이 대부분이었지요.

지수 하단의 경우, 그나마 2000선으로 본 교보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들은 2100을 지수 하단으로 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8월 주가는 2100에서 2300 사이를 오락가락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섞인 전망을 뒤로 한 채 해외발 악재가 증시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19일 코스피는 급락 개장하고서 장 마감이 가까워질수록 낙폭을 넓힌 탓에 투자자들은 온종일 공포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악재가 처음 반영된 지난 9일 폭락장에서 마감 때 낙폭을 줄인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115.70포인트(6.22%) 내린 1,744.88에 마감하며 연 저점을 경신했습니다. 하루 낙폭으로는 역대 3번째로 컸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사태가 2008년 금융위기의 재판이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떠는 투자가도 많습니다.


과연 이런 위기가 경제 전반에 퍼져 2008년의 위기를 재현할 것인가를 알아보도록 하지요.


먼저 이번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8월 첫째 주 들어서면서 남유럽 국가들의 부채 문제가 부각되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기 시작하더니, 여기에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본격적으로 하락 폭을 키웠던 것입니다.


그런데 종합주가지수가 2100을 상회하던 7월말과 불과 20여일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요? 금리가 급격히 오르거나 떨어졌나요? 며칠 사이에 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을 하였나요? 아니면 소득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줄어들기를 했나요?


주위를 둘러봐도 바뀐 것은 없습니다. 그저 주가가 빠진 것뿐입니다. 주식에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노랗게 보일 수 있어도, 세상은 망하지 않았고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 주가 폭락 사태는 대한민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무너진 것 때문이 아니고, 증시 수급상의 문제일 따름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사태가 부동산 시장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물론 경기 침체의 우려감 때문에 심리적인 위축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는 수출 경기보다는 내수 경기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주식시장에 비해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느렸던 것도 지표 위주의 수출 경기와 체감 위주의 내수 경기의 괴리에 기인한 면이 있지요.


그동안 수출 위주의 경기 회복이 부동산 시장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았듯이, 같은 이유로 해외발 경기 침체가 부동산 시장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첫째, 지금과 같은 변혁기에 기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물가 문제만 없다면 오히려 기준 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미국 연준에서 2013년 중반까지는 현재의 제로 금리 수준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이 향후 2년간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 금리차가 가장 많이 벌어졌던 것은 3.5%포인트로 2008년 10월 8일과 9일 딱 이틀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두 나라 금융위원회가 열리는 날짜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고, 실제로는 3.25%로 2008년 8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석달 동안입니다.


그런데 지금 금리차는 이미 3.00%까지 벌어졌습니다. 한은에서 두 차례만 더 금리를 인상한다면 실질적으로 역대 최대 금리차가 되는 것입니다.


그 이후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영국 조차 무릎을 꿇게 했던 국제 투기 자금(hot money)의 구미를 당기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기곰은 기준 금리 인상 여력은 한 두 차례에 불과하다고 전망해 왔던 것입니다.


결국 당분간 기준 금리 인상은 물 건너 갔다고 보면, 대출 이자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는 집을 소유한 사람의 주택 담보 대출뿐 아니라 전세 대출에도 해당됩니다. 전세 대출의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전세금 상승세를 부추길 것입니다.


둘째, 미국 경기침체로 인해 미국에서 3차 양적 완화 실시 여부와 상관없이, 미 달러화 약세 현상은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달러화 약세 현상은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악재이지만, 내수 소비자 입장에서는 휘발유를 포함한 수입 물가의 하락을 의미하며, 이는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같은 소득으로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선진국 시장이 침체로 빠져들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하는 것도 내수 진작에는 도움이 됩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부동산 시장은 수출 경기보다는 내수 경기에 영향을 받기에 부동산 시장에도 호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셋째, 증시에 있던 일부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높습니다.


지난 1~2년간 전세 시장이 초강세를 띄면서, 2년 전에 비해 전세가가 많이 오른 지역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 통계 8월초 시세 기준으로 볼 때, 100제곱미터 아파트의 경우 2년 전에 비해 강남구는 8900만원, 서초구는 8700만원, 송파구는 6000만원 정도 전세가가 상승했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이 정도 전세금을 올려주어야 하는 것이지만,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6000만~9000만원 정도의 여유 자금이 갑자기 생긴 것이지요.


주택 시장이 강세를 보일 때는 이 여유 자금이 고스란히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왔었습니다. 전세를 끼고 소형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고는 하지요.


이 때문에 전세가 강세를 보이면, 일정 시차를 두고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매매 시장도 반등하는 사이클을 보여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2년간 주식 시장이 초강세를 띄면서 랩어카운트 등을 통해 이들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경우도 많았습니다. 부동산 시장보다는 주식 시장의 수익률이 높을 것 같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지요.


심지어는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서 주식 시장에 뛰어든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주식을 해본 사람들이 아니라 단순히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 하나로 주식 시장에 뛰어든 초보자들에게는 이번 하락 장세가 전혀 예상치 못한 악몽일 것입니다.


투자는 쉬운 분야가 아닙니다. 투자를 불로소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주식을 사두기만 하면 몇 배로 올라 쉽게 돈을 버는 것으로 착각하지요.


이런 사람들이 참고 참았다 주식을 사게 되면 그때가 상투고, 폭락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주가는 오를 때도 있지만 떨어질 때도 있는 것입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지요. 이것이 투자입니다.


하락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는 투자는 절대 하면 안됩니다. 하락기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하락기에도 돈을 벌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어야 진정한 투자가라 할 수 있습니다.


20년 이상을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해 온 아기곰이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이유가 다른 사람보다 몰라서 그러거나,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요?


1998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은 주식 시장에서 견디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번 위기를 계기로 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으로 회귀하려는 사람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유럽이나 미국의 경기 침체나 주가 하락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것은 그들 나라의 문제이지요.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투자 손실을 줄이려면 선진국 시장의 동향을 눈 여겨 봐야만 합니다.


그리고 투자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 점은 없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투자에서 사고를 칠 때는 실력에 비해 자신감이 넘칠 때입니다. 시장에서 겸손함을 배울 수 있다면 이번 사태가 투자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는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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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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