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울릉도, 독도 경비를 총괄하는 대장으로서 외부 위협으로부터 독도를 적극적으로 지키겠습니다."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경상북도 울릉군 울등도경비대 본부에서 만난 유단희(54)경정의 말에선 힘이 넘쳤다. 지난 3일 울릉경비대장 부임신고를 하고 이곳에 온 지 5일째인 유 경정은 이날 '盡忠報國(진충보국)'이라는 글귀를 화두로 입을 열었다.
유 경정은 "'충성을 다해 나라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의 '진충보국'이란 말은 지난 30년 동안 내 경찰 생활을 지탱해준 신념과도 같다"며 "이젠 독도와 울릉도의 경비와 작전을 책임지는 지휘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유 경정은 이어 "전통적으로 나라를 세우는 입성(入城)보다 나라를 지키는 수성(守城)이 더 어려운 법"이라며 "독도를 지키려면 국제 사회의 지지와 여론을 얻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기본에만 충실해 왔던 독도 방어 전략을 적극적인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임진왜란 때 일본군과 맞서 싸운 충경공 류형 장군의 14대손이기도 한 유 경정은 노량해전의 선봉장이었던 조상의 뜻을 이어 받아 독도를 지키는 소임을 다하려 울릉경비대장에 지원했다고 했다. 2005년부터 정부중앙청사 전경대장을 지내면서 경비 부대의 속성이나 생리를 잘 파악해 왔고, 경찰경력 25년 동안 정보통으로 통했던 그다.
그는 "신념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대원들과 함께 하며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망망대해와 괭이 갈매기뿐인 독도에서 50일을 교대 근무해야 하는 경비대 대원들의 정서 안정과 사기 진작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릉경비대 소속 독도경비대장인 이승수(32) 경감의 각오 역시 유 경정과 같다. 이날 독도 접안지에서 만난 이 경감은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의 독도 관련 도발 등이 이어지고 국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어 여러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며 "생각하는 이상으로 열심히 독도 수비를 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경감은 이어 "지난 3일자로 울릉경비대장 계급이 경위에서 경감으로 한 단계 격상됐는데 이는 일본 도발 등과 관련해 책임감을 높이고 경계를 더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에 발 맞춰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독도 지키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부임한 또 다른 독도경비대장인 나홍규(42) 경감도 "최근 울릉도와 독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어려운 시기에 부임한 만큼 국토를 수호하겠다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독도 지키기에 대한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울릉경비대는 5개 소대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하나가 독도경비대다. 독도 근무는 대원 35명이 50일 주기로 순환 근무를 하고 있으며, 주요 업무는 경계 업무와 관광객 안전 관리 업무 등이다. 경비대에 소속된 경비대장과 대원들은 오전 6시에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며, 24시간 3교대로 경계 업무를 선다. 현장 훈련도 일주일에 2~3번씩 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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