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과 miss A는 상반된 색깔을 가졌다. ‘내가 제일 잘나가’, ‘Hate You', 'Lonely' 등 한 앨범 안에서도 변신을 거듭하는 2NE1은 ‘Ugly’에서도 새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자신들의 의견을 무대 구성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Ugly’는 뮤지컬적인 구성과 함께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느낌으로 새로운 모습의 2NE1을 보여준다. 반면 miss A는 ‘Bad Girl Good Girl’이라는 메가 히트곡의 분위기를 이어받는 ‘Good-bye Baby'라는 곡을 발표했다. 무대 구성또한 지난 앨범 콘셉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선에서 현대무용을 접목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2NE1의 색깔이 변화라면, miss A는 그동안 구축한 이미지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간다. 수많은 여성그룹과 차별화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팀 색깔을 만들어 가는 2NE1과 miss A의 무대를 탐구해보자.
2NE1 ‘Ugly’
항상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2NE1에게 ‘Ugly’라는 노래제목은 의외의 선택이었다. ‘난 왜 이렇게 못난 걸까’라고 노래를 부르는 산다라에게 어떻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Ugly’는 2NE1의 성장을 보여준다. ‘Ugly’는 자신감 없이 숨고만 싶고, 벗어나고만 싶은 누군가의 이야기다. 이는 지금 무대 위에서 ‘제일 잘나가’는 2NE1이지만, 오랜 연습생 시간을 거치며 좌절도 했던 그들의 과거이기도 하다. ‘내가 제일 잘 나가’와 ‘Ugly’는 극과 극의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성장의 관점에서 볼 때는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 점에서 2NE1이 ‘내가 제일 잘 나가’부터 ‘Ugly’까지 무대 구성에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넣었다는 점은 적절한 시도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이기에, 누구보다 ‘Ugly’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그만큼 ‘Ugly’의 무대는 가사에 담긴 메시지를 전하는데 중점을 둔다. ‘Ugly’는 노래에서 다양한 의미를 담는다. ‘밝게 웃어도 예쁘지 않은’, '노래를 불러도 아무도 듣지 않는’, ‘못난’, ‘완벽하지 못한’같은 의미로 해석되고, 이는 멤버들이 각각 한 명 씩 천천히 무대를 걸어다니며 노래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록 사운드가 들어간 후렴구에서는 멤버와 댄서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동작을 선보이며 감정을 폭발시킨다. 후렴구인 ‘I wanna pretty’라는 부분의 안무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는 듯한 동작이 들어간다. 이는 ‘내가 제일 잘 나가’에서 CL이 보여줬던 동작과 유사한 동작으로, ‘Ugly’와 ‘내가 제일 잘 나가’가 연결성을 갖는 부분이다.
또한 뮤지컬 같은 무대 구성은 멤버 개개인이 노래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캐릭터를 부각시킨다. ‘말 시키지마 난 너와 어울리지 못해’ 부분에서 노래를 부르는 박봄 뒤로 세 멤버가 드럼 비트에 맞춰 춤을 추지만, 동작이 크고 화려하지는 않다. 노래를 부르는 멤버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무대를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특히 산다라의 솔로인 ‘All alone I'm all alone’부분에서 각자 맡은 역할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난다. 산다라가 노래를 하면 세 명의 멤버는 코러스를 하고 춤을 추며 산다라를 받혀준다. 굳이 산다라가 안무를 하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성이다. 그만큼 산다라가 가사에 맞춰 보여주는 표정 연기가 돋보일 수 있다. 화려한 안무보다 노래에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고, 동시에 살아있는 무대를 보여주는 게 이번 무대의 목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Ugly’는 이들이 퍼포먼스를 위한 음악이 아닌, 노래 속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I think I'm Ugly’라는 가사를 표현하고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는 안무를 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쯤 되면 2NE1이 무서워진다. ‘내가 제일 잘나가’에서 2NE1이 가진 에너지를 보여주더니, ‘Hate you’나 ’Ugly’에선 무대에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가사를 표현하고 있다. 그들은 흥미진진한 소설책처럼 다음 장이 기대되는 팀이다.
Let's Dance!
‘Just like her’ 한 발씩 구르면서 팔을 아래에서 위로 반복적으로 찌르는 동작을 활용해 횡단보도를 건너보자. 엇박자로 뛰는 동작이 수반되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리드미컬하게 길을 건널 수 있다. 2차 활용 동작으로는 수업시간에 발표가 너무도 하고 싶을 때 대신 활용할 수 있다. 자주 없는 일인 만큼 손을 들어 선생님의 주의를 끌면서 칠판 앞으로 빠르게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동작.
Motion Capture!
-‘I think I'm ugly’ : 손으로 얼굴 가리며 손 크기, 혹은 얼굴 크기를 인증하는 2NE1
-‘날 안아줄 사람 없어’ : 멜로드라마 찍는 표정으로 폭풍 연기력 선보이는 산다라
-‘Tellin' me I'm pretty’ : 후렴을 마무리하고 들어가는 듯 하다 다시 뛰어 나오는 ‘무대 개그’에 욕심내는 2N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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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 A ‘Good-Bye Baby’
miss A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섹시함과 파워풀한 느낌을 동시에 표현한다. ‘Good-Bye Baby’의 첫 방송에서 함께 선보인 ‘Intro’ 무대에서 멤버 각자가 의자 위에 올라가 어깨를 가볍게 흔드는 동작이나 손동작만으로도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Bad Girl Good Girl’도 마찬가지였다. ‘Bad Girl Good Girl’은 재즈댄스를 접목, 다양한 스트레칭 동작을 안무의 일부분으로 넣어 유연하면서도 파워풀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의상 또한 발토시와 민소매티 등을 입어 무용 연습실에서 갓 나온듯한 이미지를 만들어 무대 위에서 바닥을 굴러도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전문적인 동작이 가미된 안무를 보여주며 ‘춤 추는 내 모습을 볼 때는 넋을 놓고 보고서는’이라는 가사를 이해시킨다. miss A는 굳이 섹시해 보이기 위한 동작을 넣지 않고도 섹시한 느낌을 줄 수 있음을 입증했다.
‘Good-bye Baby’는 ‘Bad Girl Good Girl’과 음악, 의상 면에서 큰 변화가 없다. 재즈 댄스를 안무에 적용시킨 무대도 그대로다. 차이점이라면 ‘Good-bye Baby’에서는 곡의 느낌을 보다 성숙하게 살려낸다. ‘Good- bye Baby’는 노래의 음절마다 강약이 있다. 첫음절에 힘을 주는 창법으로, 음절 하나하나에 느낌을 담아 부르길 원하는 박진영 프로듀서의 스타일이 담긴 음악이다. ‘태연한 너의 그 눈빛이’부분처럼 음악의 리듬을 밀고 당기는 부분을 안무로 표현해냈다. ‘Good-Bye’를 표현하는 손짓을 할 때도 처음에는 강하게, 후반부에는 동작을 천천히 끄는 식으로 여운을 남긴다. 동작 하나하나를 힘 있게 끊어주는 동작과 유연함을 보여주는 동작이 혼재돼있다. 동시에 안무에 군더더기가 없다. 동작을 끊어주고 다시금 이어가는 안무에서는 무엇보다 동작의 타이밍이 군무처럼 일정해야 완성도가 높아진다. ‘그렇게 구렁이 담 넘어가 듯’ 부분에서 다리 한쪽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천천히 내리는 비보잉 동작을 선보일 때 다리를 뻗는 각도와 내리는 속도를 똑같이 맞춘다.
‘Good-bye Baby’는 몇 가지의 포인트 동작으로 눈길을 끌거나, 대중성을 살린다. miss A의 그룹 이미지인 ‘다리 사진’과 이미지가 겹치는 안무를 넣어 이것이 그들의 색깔임을 각인시킨다. 누워서 무대를 시작한 miss A는 박자에 맞춰 다리를 들며 다시 한 번 다리를 강조시킨다. 또한 ‘Bad Girl Good Girl’에서 ‘You don't know me’부분의 손동작이 멤버마다 한 번 씩 반복되며 중독성을 만들었듯, ‘Good-bye Baby’도 따라 하기 쉬운 손동작으로 대중성을 부여한다. ‘아무런 말도 하지 말고’ 부분에서 손으로 입을 가리거나 엑스자를 만들고, ‘그러니 여기’의 동작을 수지가 하면 다른 멤버들이 코러스를 하며 같은 안무를 한번 씩 더 보여준다. ‘Good-bye Baby’는 ‘Bad Girl Good Girl’ 과 자매처럼 닮아 있다. 이것은 자기 복제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무대에 있어서는 아직 장점으로 작용한다. ‘Good-bye Baby’를 통해 강한 흡인력을 가진 멜로디에 몸의 선을 강조하는 안무, 그리고 블랙의 의상은 miss A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됐다. 확실하게 다져진 현재의 모습에 무엇을 더할 수 있는가가 miss A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다.
Let's Dance!
‘Good Bye’부분의 안무에서 활용되는 ‘안녕’ 동작으로 농염하게 초인종을 눌러본다. 수지처럼 ‘good’에서는 손을 들고 있다 ‘Bye'가 나오면 잽싸게 손을 튕겨 벨을 눌러주는 것. 잽싸게 누르고 난 후 손을 다시 원래 위치에 두고, 초인종 소리의 여운을 느낀다. 농염한 초인종 누르기에 자신감이 생긴다면 버스에서 도전해본다.
Motion Capture!
- ‘수지라 부를 때’ 무대 위 호러 퀸의 탄생. 한번 보면 다시는 ‘수지’라 부르지 못할 듯
- ‘그대로 앞으로 가면 돼’ : 콩팥콩콩팥! 2011년 콩팥 댄스는 진화한다
- ‘구렁이 담 넘어 가듯’ : 태몽에 나올 법한 예쁜 구렁이 세 마리 몰고 가세요.
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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