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못 먹는 떡이 더 커 보인다'.
애플과 특허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의 유럽 판매가 금지됐지만 법원의 명령이 오히려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갤럭시탭의 인기가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정보기술(IT) 전문 칼럼니스트 파미 올슨은 "사람은 금지된 것을 더 간절히 원하는 법"이라며 "유럽에서 갤럭시탭 10.1 판매가 금지되면서 아이패드의 라이벌 태블릿PC에 대한 흥미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지난주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 법원에 갤럭시탭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애플의 신청이 지난 9일(현지시간) 받아들여지면서 현재 네덜란드를 제외한 유럽 26개국에서는 갤럭시탭 10.1의 마케팅 및 판매가 전면 금지된 상태다. 애플은 네덜란드에서도 따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오는 25일 법원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올슨은 독일 법원의 명령이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애플의 조치는 소비자들에게 삼성전자가 어떻게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알려주기 보다는 갤럭시탭 10.1이 애플에 위협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더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일리가 있다. 실제로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삼성을 향해 독설을 내뱉을 때마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삼성을 견제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가 지난 3월 아이패드2를 발표하며 우회적으로 삼성전자 제품을 짝퉁이라 조롱하고 갤럭시탭 7인치를 콕 집어 판매량이 저조하다고 언급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올슨의 예상대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갤럭시탭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
브라이언 콕스 맨체스터 대학 물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갤럭시탭에 완전히 사로잡히게 됐다"고 말했다. 'Jiimuzu'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용자도 "아이패드를 갖고 싶었던 때보다 갖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며 갤럭시탭 10.1에 대한 호기심을 표현했다.
시장을 잃은 것은 삼성전자에 분명 악재지만 실(失)만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올슨은 "네덜란드에서 갤럭시탭 10.1 판매가 오히려 급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