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 판매에 연일 브레이크를 걸면서 삼성의 글로벌 태블릿PC 시장 공략이 차질을 빚게 됐다. 호주에서 갤럭시탭 10.1 판매 중단 소동이 벌어진 지 일주일만에 유럽 지역 법원이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 갤럭시탭 10.1 판매 금지를 확정했다. 애플과 삼성이 10여개국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지적재산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 법원은 유럽 전역에서 갤럭시탭 10.1 마케팅 및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이기 때문에 판결 효력은 EU 국가 전체에 미친다.
삼성전자는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4주 이내에 항소할 수 있지만 심리가 이뤄지고 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하기까지는 기존 판결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당장 제품 판매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라고 삼성전자측은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이 가처분 금지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해도 당장 거래선에 공급된 제품 판매에는 영향이 없다"며 "판매에 차질을 빚지 않고 소비자의 권리 및 삼성전자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탭 10.1은 현재 영국을 비롯해 유럽 일부 국가에 출시됐다. 아이패드2와 디스플레이 크기는 비슷하나 더 얇은 두께로 승부를 보며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텔레그래프지는 전했다.
애플은 이 같은 판매 금지 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뒤셀도르프 지방 법원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의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어 뮐러는 "독일 법원 그 중에서도 뒤셀도르프 법원은 특허권자의 이해에 특별히 우호적"이라며 "유럽에서 진행되는 특허 소송의 절반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의 초반 우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미국에서는 특허권 인정이 독일보다 훨씬 더 엄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한발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 법원에서 진행중인 애플이 제기한 가처분신청 심리는 오는 10월 중순 열릴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먼저 법적 대응에 나선 국가도 있다"면서 "우리의 지적재산권과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 7월28일 호주에서도 갤럭시탭 10.1에 대한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당시 법원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삼성전자가 애플과 갤럭시탭 마케팅 및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즉각적으로 부인했다. 현재 1차 심리가 끝났고 오는 29일 2차 심리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계획대로라면 이달말 호주에서 갤럭시탭 10.1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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