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유럽 주요 증시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경제 회복 둔화 우려에 급락 마감했다. 유럽증시는 지난 2009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약세장을 뜻하는 베어마켓 랠리가 도래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8일(현지시간) 영국 FTSE1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9%(178.04포인트) 하락한 5068.95에 장을 마감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4.68%(153.37포인트) 내린 3125.19를, 독일 DAX30지수는 5.02%(312.89포인트) 하락한 5923.27을 기록했다.
이날 유럽 주요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매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 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퍼지면서 호재는 오래가지 못했고 광산업체와 자동차회사들을 중심으로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장중에 S&P가 미국 주요 금융관련 공기업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증시는 낙폭을 키웠다. 이날 S&P는 미국의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신용등급을 종전 'AAA'에서 'AA+'로 낮췄다. 또 미국의 증권관련 공공기관을 비롯해 일부 연방주택대출은행(FHLB)들과 연방예금보험사들에 대해서도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이에 개별주식으로는 세계최대 광산회사인 BHP 빌리튼의 주가가 5.1% 하락했으며 리오 틴토 그룹 6.5%, 앵글로 아메리칸이 6.2% 가량 떨어졌다. PSA 푸조 시트로앵은 9.1% 하락했고 다임러 7.1%, 폴크스바겐이 6.1%의 낙폭을 기록했다.
마틴 슬래니 GFT 국제 거래 담당자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예견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사태가 예상 밖으로 너무 빨리 닥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의 더블딥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증시가 지난주 9.9% 하락한데 이어 올해 고점 대비 21%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약세장을 뜻하는 베어 마켓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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