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코스피가 나흘째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밤 미국발 더블딥(이중침체) 공포가 세계 증시를 폭락시키자 코스피 수급 주체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개인은 장 시작과 동시에 물량을 던지며 투매에 나섰고, 외국인 역시 '당분간 안전자산'을 외치며 코스피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이었다. 반면 기관은 이날까지 나흘간 급락한 틈을 타 저가매수에 몰입했다.
주가가 급락하는 이유는 수급 측면에서 두 가지다. 누군가가 강력하게 팔거나 사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다. 이날 장 초반에는 개인과 외국인의 강력한 '팔자' 의지가 크게 작용하며 코스피가 1920선까지 내렸다. 전날 종가에서 1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한 것. 그러나 이들의 매도세가 잦아들고 기관이 매수 폭을 키우면서 코스피는 오전 11시27분께 1965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이날 코스피가 195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하락 추세가 시작됐다고 봤을 때 추세선 하단의 연장선이 1950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개인은 투매를 줄이고 일부 저가 매수에 나선 모양새이나 외국인이 매도 폭을 늘리면서 지수는 1950선을 밑돌고 있다.
5일 오후 2시1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76.40포인트(3.79%) 빠진 1942.07을 기록 중이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744억원, 3787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장 중 한 때 4600억원 이상을 팔아 치우던 개인의 매도세는 비교적 줄어들었으나 외국인은 오후 들어 매도폭을 확대하고 있다. 기관은 6188억원어치를 사들이는 중이다. 기금(3845억원), 투신(2272억원)을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형성되고 있다.
프로그램은 차익 1945억원, 비차익 7236억원 순매수로 총 9182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비차익 매수는 투신과 연기금에서 이끌고 있다.
업종별로도 일제히 급락세다. 건설업(6.56%), 화학(5.53%), 기계(5.33%)을 비롯해 운송장비, 전기전자, 의약품, 유통업, 전기가스업, 증권 등이 4% 이상 내리고 있다. 이밖의 업종들도 대부분 2~3% 하락세. 음식료품(-1.24%)과 보험(-1.64%)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삼성전자(-3.65%)를 비롯해 현대차(-3.11%), 포스코(-2.76%), 기아차(-2.45%), LG화학(-4.09%), 현대중공업(-7.22%), 신한지주(-3.01%), 삼성생명(-2.16%), KB금융(-2.69%) 등 대부분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보합세.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는 무려 821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7종목은 하한가. 상한가 6종목을 포함해 58종목은 오르고 있고 16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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