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원유값 인상을 놓고 낙농가와 우유가공업체 간 막판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오정규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은 5일 "오늘까지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계법령에 따라 소비자단체와 정부가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낙농진흥이사회를 즉각 개최해 결론을 조속히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 차관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떤 이유로든 원유의 납품 거부로 국민생활에 어려움을 끼쳐선 안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원유 가격은 원칙적으로 낙농진흥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정부는 이날 자정까지 협상이 결렬되면 바로 이사회를 열어 원유값 인상안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이사회는 총 15명으로 구성되며, 낙농진흥회 1명, 정부대표 1명(축산국장), 농협 4명(낙농조합 포함). 소비자 단체 1명, 낙농협회 3명, 학계 1명, 유가공협회 4명 등이 참석한다.
현재 원유 1리터 당 173원 인상을 주장하는 낙농업계와 81원을 고수하고 있는 우유가공업계의 협상은 아직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 차관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할 원유공급가 인상폭을 정부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건 현 시점에선 적절치 않다"면서도 "그 차이는 곧 좁혀질 거라고 본다"고 낙관했다.
그는 이어 "이번을 계기로 우유 가격이 인상된다면 (우유)수요가 줄어들게 될 것이고, 낙농가의 피해로 돌아가게 된다"며 "우유를 생산하는 낙농가들도 이런 문제를 염려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오 차관은 "지난 3일 낙농가의 원유납품 거부가 하루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4일 납품이 재개돼 큰 파장이 없었다"며 "최근 8차례에 걸쳐 낙농협회와 우유업체 간 협상에서 타협이 성사되진 못했지만, 양측 간 이견 항목이 지금 23개에서 2~3개로 줄어들어 있는 상태여서 조금 더 노력하면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 차관은 "젖소들이 주로 먹는 배합사료가 대부분 수입되는데, 국제곡물가의 급등으로 (우유)생산비의 60~70%를 차지하는 이 사료값이 올라 낙농가를 힘들게 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젖소들이 먹는 사료를 국내산 조사료(풀사료)로 대체하기 위해 대폭적으로 풀사료 재배면적을 늘리고, 축산시설 현대화라든지 또 축산업 선진화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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