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모씨 부부, “지난해 태풍피해로 빚진 은혜, 이제야 갚네요”…태안군 남면농협 직원들도 합류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지난해 태풍 곤파스가 마을을 덮쳤을 때 망가진 인삼밭을 복구하는데 땀 흘려준 서초구민들의 정(情)에 이제야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습니다.”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리에 사는 60대 부부와 남면농협(조합장 박태식) 직원들이 신세를 갚기 위해 최근 산사태 등 큰 피해를 입은 서울 서초구 돕기에 나서 화제다.
바쁜 영농철을 뒤로하고 팔을 걷어붙인 주인공은 문지모(농업·62)씨 부부와 남면농협 직원들. 문씨 부부는 지난 2일 농협 직원, 마을주민 14명과 서초구의 집중피해지역인 남태령 전원마을을 찾았다. 봉사팀은 흘러내린 토사와 나뭇가지 등을 걷어내고 쓰레기를 줍는 등 구슬땀을 흘렸다.
문씨 부부와 남면농협직원들의 ‘보은 봉사활동’은 지난해 9월 서해안을 강타한 제7호 태풍 곤파스 피해에서 비롯됐다.
그 때 몽산리 일대에서 6만여평의 인삼밭을 재배하던 이 부부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으로 인삼밭 시설이 모두 주저앉고 망가지는 등 큰 어려움과 좌절을 겪었다.
특히 인삼밭은 출하를 2~3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서산·태안·당진 등 태풍피해지역이 너무 넓어 자원봉사자도 부족한 상황에서 상심은 더욱 컸다.
어려움에 놓여있던 문씨 부부에게 희망의 등불을 비춘 건 서울서 내려온 서초구 자원봉사자들. 태안에 봉사활동을 나온 서초구는 이 부부의 어려운 사정을 전해 듣고 50명의 자원봉사팀을 만들어 인삼밭복구에 매달렸다. 이들의 열정적인 봉사활동으로 다행히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문지모씨는 “지난해 서초구로부터 받은 은혜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이렇게 조금이나마 피해복구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태안군이 유류유출사고와 태풍 곤파스 피해를 전국의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도움으로 이겨낸 것처럼 서초구 또한 하루빨리 아픔을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태식 남면농협 조합장도 “지난해 태풍피해로 어려움에 놓였던 남면 주민들을 위해 애써준 서초구를 비롯한 각 지역 자원봉사자들의 사랑은 결코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 조합장은 “앞으로도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곳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게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면농협은 서초구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의 급식을 위해 쌀 240kg, 감자 100kg, 양파 100kg을 갖다 줬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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