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하겠습니다” 주인공 노은설(최강희)의 시원시원한 말처럼 SBS <보스를 지켜라> 1회는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전국 시청률 12.6%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보스를 지켜라>의 시청률은 동시간대 1위를 지키던 <시티헌터> 마지막 회 시청률 18%보다는 낮지만, 최근 월화, 수목 드라마의 첫 회 시청률이 10% 대였음을 고려할 때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동시간대 1위는 지난 회보다 7.2% P나 올라 17%를 기록한 KBS <공주의 남자>로, <시티헌터>의 종영이후 가장 득을 많이 봤다고 할 수 있다.
<보스를 지켜라> 1회는 “취업 준비에 허덕이던 여자가 불량 재벌 3세의 비서직을 맡게 됐다”는 설정을 맛깔나게 표현했다. 한 때 이름을 날리며 놀던 노은설은 독하게 마음먹고 취업 준비에 열을 올리지만 “후진 대학” 때문에 면접에서 질문도 받지 못하고 취업에 실패한다. 어렵게 들어간 회사는 상사부터 직원에게 성추행을 일삼는 곳으로, 노은설은 결국 상사에게 한 소리 한 후 직장을 관두고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자주 공황장애에 빠지는 차지헌(지성)을 만난다. 취업난에 빠진 여자와 경영에 관심 없는 재벌 3세, 비도덕적인 재벌 등은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캐릭터이지만 <보스를 지켜라>는 이들을 첫 회부터 가식 없이 그리면서 이야기의 집중도를 높인다.
노은설은 온갖 면접에서 취업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말해봤을 만한 문구와 생각을 소탈하게 전달하며 공감대를 얻고, 재벌 3세 차지헌과 아버지 차회장(박영규)의 세계는 상사의 잘못을 겁 없이 지적하는 부하직원들과 “일자리 주는 것만으로 봉사지”라고 당당히 말하는 것으로 희화화되며 웃음을 자아낸다. 자세하게 인물들의 표정을 잡는 장면과 돈의 숫자가 CG 처리되는 등 몇몇 설정은 극적이고 비현실적이지만 주인공들의 세계만큼은 현실적으로 그리며 다음 회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애절한 남녀의 사랑을 섬세하게 그리며 흡인력을 높이는 <공주의 남자>와 강한 공감대로 확실한 볼거리를 보여준 <보스를 지켜라>의 경쟁이 기대된다.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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