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증권사 인턴십
정규직으로 전환 비율 높고 공개채용 때도 혜택 커 인기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예비 증권맨들의 인턴십 프로그램이 반환점을 돌면서 여의도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증권회사 인턴사원은 정규직으로 전환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특채가 안 되더라도 향후 공개채용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한 내부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과 LIG투자증권, 신한투자금융 등은 대학 4학년생과 졸업자를 대상으로 지난 6, 7월부터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120명의 인턴을 선발한 대우증권의 경우 여름방학이 시작한 지난달부터 프라이빗뱅킹(PB)영업, 투자은행(IB), 파생상품, 자산운용, 기관영업, 본사지원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 인턴을 파견했다. 이들은 6주간 현장에서 업무를 배우면서 평가를 받는다. 회사측은 인턴 평가를 통해 상위 20%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70%는 성적에 따라 서류전형 면제나 실무전형 면제 등의 혜택을 줄 예정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올해는 대학생들의 취업난을 고려해 정규직 전환 비율을 늘렸다"고 말했다. 조건이 좋다보니 인턴들 사이에 과도한 경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우증권을 지원한 한 대학생은 "면접을 할 때 '인턴 활동을 하면서 회사를 바꾸려고 하지 말아라', '눈에 띄려고 하지 말아라' 등의 주의를 들었다"고 말했다.
LIG투자증권은 지난 6월 상반기 인력채용을 통해 10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했다. 채용규모가 다른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최종평가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만 얻으면 모두 정규직으로 입사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인턴십이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전형과정의 일부인 셈이다.
지난해 말 처음으로 인턴으로 뽑았던 20명도 전원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했다. LIG투자증권의 인턴들은 이달까지 각 지점, 리서치 센터, 경영지원본부 등 자신이 지원한 부문에서 실무교육을 받는다. 안수웅 리서치센터장은 "교과서를 통해 이론으로만 배웠던 것을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시 교육을 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대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인턴십을 진행 중이다. 서류와 면접 전형을 통해 60명을 뽑았다. 지난달부터 8주 동안 본사와 지방지점에서 교육을 받고 현장 실무를 익히는데, 이들은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때 서류전형과 1차 면접을 면제 받는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드문 경우이지만 인턴십에서 안 좋은 평가를 받아 정기 공채 때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턴십 전형에는 필기시험이 없고, 면접도 1,2차에서 마무리되기 때문에 정규채용보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며 "인턴십을 통해 정규직 사원으로 입사하려는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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