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민주, 공화 양당의 국채 발행 상한 협상이 오랜 진통 끝에 사실상 타결됨으로써 전세계를 긴장시켰던 미국의 국채 위기는 일단락됐다. 상원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가능성과 공화당 균형재정론자들의 입김이 큰 하원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마감 시한이 워낙 촉박한데다, 언론이 전하는 타결 내용이 공화당 강경파들의 입장을 어느정도 만족시키고 있어 다소간의 진통은 뒤따르겠지만, 시한인 2일(현지시간)내 통과 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채 발행 및 적자폭 감축에 대한 내용은 언론보도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은 양당의 관계자를 인용해 재정지출 감축과 부채한도 상향이 3단계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출감축은 ▲첫단계로 적자폭 축소를 위한 9000억 달러의 재정지출 감축▲두번째 단계로서 양당합동 특별위원회를 통한 1조5000억 달러의 적자 감축▲특별위원회가 감축안 합의에 실패할 경우, 자동적으로 1조22000억 달러의 감축이 이뤄지며, 그 중 절반은 국방예산에서,나머지 절반은 비국방비부문에서 이뤄지되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보장 및 의료지원 예산은 손대지 않기로 했다.
국채발행 상한 확대도 3단계로 이뤄지는데 ▲첫 번째로는 4000억달러를 증액하고, ▲두 번째로는 올해 말에 5000억 달러를 증액하되 의회의 부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세 번째 단계는 2012년에 걸쳐 1조5000억 달러를 증액하는 것으로 역시 의회의 부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는 실질적 적자폭 감축을 요구했던 균형재정론자들의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내년 대선 이전에 국채 발행 상한 확대 책임을 모두 오바마대통령이 지도록 해 공화당이 노린 정치 목표는 만족시킬 수 있는 타협안으로 평가된다.
이번 예산 삭감 논란의 핵심은 과연 얼마나 실질적으로 적자 폭이 줄어들며, 그것을 세입 증대를 통해 실현할 것인가, 혹은 세출 축소를 통해 달성할 것인가였다. 현재까지 보도된 바에 다르면 증세를 통한 세입 확대는 추후 논의로 미루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S&P가 제시한 향후 10년간 4조 달러 이상의 적자 폭 감축이라는 AAA 등급 유지 가이드라인에는 못미친다. 그러나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달 29일 "미국이 국채발행 상한 확대에 합의하기만 한다면 AAA 등급은 유지될 것"이라면서 "다만 부정적 관찰 전망에 놓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고, 피치는 무디스와 동일한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안이 확정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게 분명하다. 다만 라가르드 IMF 총재도 "이번 논란으로 미국의 신용에 살짝 흠이 갔다"고 표현했듯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부채 상환 능력 및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함께 성역이었던 미국 국방비에 대한 일부 감축이 이뤄지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정부 지출 감소는 가뜩이나 부진한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새로운 경기 부양책(3차 양적완화)을 둘렀난 논의가 조만간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국채발행 상한 확대에 대한 잠정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의 다우 및 나스닥 지수와 달러화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금값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사라져 분위기가 반전된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주 발표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이 크게 못미치는 1.3%에 그치고, 1분기 성장률도 당초 발표된 1.8% 성장에서 0.4% 성장으로 크게 하향 수정되는 등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것도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불안요소로 남아있다.
호주의 카먼웰스뱅크의 통화 전략가인 리처드 그레이스는 "여전히 미국이 AAA 등급을 잃을 가능성이 있고 암울한 경제상태 하에서는 설사 국채발행 상한 확대가 이뤄지더라도 달러화 강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바클레이스의 증권포트폴리오 책임자인 배리 냅도 "약간의 반등이 있겠지만 상승을 유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2조4000억 달러의 적자폭 감축안은 등급하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공순기자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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