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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권재계 "현금.유동성 확보하라"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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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 백악관과 공화당간의 부채 상한 협상이 교착상태를 보이면서 금융권과 재계는 협상결렬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차분한 가운데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하고 보유 유가증권의 만기를 짧게 하는 등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현금보유를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블랙록 등 4대 투자회사, 신용등급 강등 전망=블랙록,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루미스 세일리스앤코, 핌코, 웨스턴자산운용 등 세계 최대 채권 투자회사들은 미국 관료들이 부채한도를 올리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미국이 트리플A 신용등급을 상실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이같은 발언은 이들이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 14일 앞으로 3개월내 신용등급 1단계 강등 가능성이 50%이며, 미국의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믿을만한’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르면 8월에 미국의 등급을 강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의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은 신용등급 하락을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상업은행들은 디폴트는 가능성이 낮고, 신용등급 강등은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진짜문제는 부채한도가 아니라 적자감축 방안=블랙록의 공동설립자이자 부회장인 바버라 노빅은 “부채한도 상향은 물론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그것만 풀어서는 등급강등을 피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자감축을 위한 신뢰할만한 방안이 없다면 그건 진짜 문제”라고 덧붙였다.


블랙록은 운용자산이 3조6600억 달러인 세계 최대 자산운용 회사이다.


루미스 세일리스본드펀드의 캐스린 개프니는 블룸버그TV에 출연, “정치인들이 지출삭감방안에 합의하지 않으려하기 때문에 신용등급은 강등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적어도 한 기관이 등급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캐스린은 210억 달러의 루미스본드펀드의 공동 매니저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서 20년간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해온 데이비드 비어스는 “우리에게 부채한도는 이슈가 아니다”면서 “그것은 재정의 역학 관계”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런 정치적 차이가 앞으로 3개월 혹은 6개월,또는 1년안에 줄여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뉴욕의 헤지펀드인 골든트리자산운용의 리언 와그너 공동설립자는 핵심 시장지표가 안정돼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한도 상향조정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였다면 채권시장에서 변동성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채권시장은 정상 추세선 부근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채권시장에서는 건강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매조건부채권시장에서 하루짜리 미 국채 차입 평균금리는 26일 4.9bp였다.


◆금융권 유동성 확보나서=은행 등 여신기관들은 다양한 컨틴전시플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의 비크람 판디트 최고 경영자(CEO)는 “은행으로서 우리는 모든 만일의 사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많은 유동성과 자금을 준비해놓고 있으며, 등급강등이 우리에게 줄 충격 뿐 아니라 경제에 일어날 일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은행들은 8월2일이나 그 다음주까지 차환할 필요가 없도록 레포시장(환매조건부로 거래하는 단기자금거래시장) 거래내용을 바꿨다고 한 고위 임원은 전했다.


은행들은 재무제표와 이자율리스크를 결정하고, 디폴트나 신용등급 강등시 내부 스트레스 테스트를 운영하는 은행 자산부채위원회 회의를 소집했다.


일부 은행들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비상시 영업지침을 줄 것을 요청했으나 답을 얻지 못해 사업계획을 짜느라 부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머니마켓펀드(MMF)는 유동성을 늘리고 있다. 프라임 MMF는 만기 1주 미만의 유가증권 보유량을 한달전 32%에서 40%로 늘렸다고 JP모건체이스의 테리 벨튼이 밝혔다.


◆기업들도 현금확보로 최악의 상황 대비=미국 기업들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재원 조달을 위한 추가 창구를 확보하는 한편,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의 키스 세린 자금담당대표(CF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를 보호하는 것은 많은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GM의 2분기 현금 보유량은 사상 최대인 910억 달러였다. 포드와 이튼 등 다수의 기업들도 충분한 유동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포드측은 현금과 유동성은 회사가 부채협상 결렬에서 생기는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이체 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라보르그냐는 “이 부채 난국은 기업들이 많은 일을 하지 않을 핑계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채용을 주저하고 자본지출에 대단히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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