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차 위주 가격 하락에 침수차 유입으로 가격 추가 하락 우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내 중고차시장이 '설상가상'에 신음하고 있다. 고유가로 차량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인해 중고차값의 추가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31일 국내 최대 중고차 매매조합인 서울자동차매매조합에 따르면 8월 차량 가격은 대형 승용차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7~8월은 중고차 매매 성수기로 분류되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조합 관계자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에쿠스, 체어맨 등 대형차 위주로 물량이 넘쳐난다"면서 "재고를 한달만 끌고 가도 판매가 쉽지 않은데 요즘에는 3~4개월씩 판매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대형차 가격은 이미 이달 초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 고공행진으로 대형차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고차시장에서는 "현재 나오는 시세가 무의미할 정도"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 플래그십인 에쿠스 VS380 럭셔리 2011년형 모델의 중고차 가격은 6월 5500만~6100만원에서 이달 말 5100~5700만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또 신차가격 7500만원인 VS380 프라임은 6100만~7000만원에서 5800만~65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최고급 트림인 VS460 프레스티지 2011년형 모델도 9700만~9800만원에서 9000만원대로 떨어졌다.
쌍용차 체어맨W도 하락했다. 신차 5851만원인 CW700럭셔리는 5000만원대 이하로 떨어졌으며 CW700 프레스티지는 4800만~5300만원 수준을 나타냈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폭우는 중고차 가격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하룻동안 접수된 침수피해 차량 대수는 전국적으로 약 6000여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 가운데 일부가 중고차 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형차 가격 추가 하락과 함께 대형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중소형차 판매가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500~1600cc급 매물 가격은 현재 보합을 유지할 정도로 사정이 나은 편인데, 침수차가 시장에 유입된다는 소문이 날 경우 이 시장마저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합 관계자는 "침수차를 사려는 사람은 그리 없기 때문에 가격이 더 낮게 매겨지기 마련"이라면서 "기존 매물 가격까지 떨어뜨리는 효과를 부를 것으로 보여 판매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