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미국에서 중고자동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연료 효율이 뛰어난 중소형 차량을 중심으로 중고차 몸값이 높아지면서 신차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형차보다는 중소형차에, 신차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중고차로 수요가 몰린 데 따른 역전 현상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리콜과 대지진 등으로 일본 브랜드의 생산ㆍ판매가 현저히 감소한 점과 중고차 공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리스 차량의 물량이 3년여 전부터 서서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제기됐다.
최근 코트라 디트로이트KBC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현재 중고차 가격 급등세가 현저한 차급은 1~5년 된 콤팩트카로 6개월 이전 대비 평균적으로 30%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2008년 혼다 시빅은 지난 1우러 이후 평균 2098달러, 2010년 쉐보레 아베오는 3448달러 상승했다. 포드의 중소형 세단 포커스는 2009년 신차 판매 가격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던 중고차 값이 최근에는 3분의2에 달해 약 5000달러 올랐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도요타 프리우스는 지난 3월 일본 대지진에 의한 부품 공급 부족으로 재고가 바닥나면서 1년 미만의 중고차 값이 신차 소매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트로이트KBC 측은 "미국에서는 1마일도 타지 않은 신차라 하더라도 소비자가 구매하는 즉시 10% 정도 가격이 떨어진다는 법칙이 있는데 이를 무색케 하는 수준"이라고 풀이했다.
이러한 미국 중고차 가격의 급등은 모든 차량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픽업트럭은 오히려 연초 대비 약 900달러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중소형 차량을 중심으로 중고차 가격이 고공비행하는 것은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일본 브랜드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지난해 봄 도요타 리콜 사태 이후 신차 인기가 뚝 떨어진 데다 지난 3월 일본 대지진의 후폭풍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중고차 공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리스 차량(통상 3년 계약)이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가계 소득이 감소하고, 기업의 생산 활동 위축에 따른 운송 부문 투자 축소의 영향을 받아 물량이 줄어든 점도 공급 부족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KBC 측은 "높은 중고차 가격과 시장 수요로 인해 딜러와 중고차 전문 매매상의 매출 신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일본계 완성차 회사의 생산 회복이 본격화하는 시점까지는 추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